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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옆 시비 이전 촉구 활동으로 구청장 면담
  • 신병륜 편집위원
  • 등록 2024-07-10 16: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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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부터 이왕주 교수, 권순교 대표, 유족 최은희 씨,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송명희 회장


두 달 전인 5월 10일 해운대라이프신문에 ‘600년 전 선인의 시비(詩碑)가 화장실 옆?’이라는 기사가 나갔다. 조선 선조 때 이안눌 동래부사가 ‘해운대에 올라’라는 시를 지었고 그 시를 부산의 현대미술운동을 주도한 정진윤 작가가 문학비로 만들어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했다. 그렇지만 그 시비는 가족과 상의 없이 두 번이나 옮겨져 지금은 화장실 옆에 가 있는 것이다.


이에 유가족인 최은희 씨가 시비(詩碑)를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서명운동을 부산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펼쳤고 해운대구 주민들을 포함한 1,177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난 4일 시비 이전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해운대구청장을 만나 서명부를 전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달맞이 인문포럼 송명희 회장, 해운대미술협회 권순교 대표, 부산대학교 이왕주 명예교수도 동참했다. 


권 대표는 해운대에서 쭉 살아온 작가로서 지금 같이 화장실 옆에 시비가 붙어 있는 것보다 단독으로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예술작품을 해운대구에서 더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은희 씨는 자신의 남편이 살아생전 작품을 해운대해수욕장과 어울리게 위치를 정했는데 구청에서 한마디 상의도 없이 옮긴 것에 대해 서운하다고 했다며 작품이 큰 화장실 바로 옆에 있기에 작품이 돋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운대해수욕장 화장실 옆에 있는 시비


구청에서는 작품의 크기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에 옮길 때 파손의 우려도 있다고 하며 시비가 공공 조형물이기에 옮기려면 시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프랑스 여행 때 샤갈의 작품으로 도시의 품격이 올랐다며 이안눌 선생의 시비가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게 이전을 촉구했다. 


송 회장은 지금 수국이 이쁘게 피어 있고 조만간 황톳길이 조성될 예정인 송림공원에 설치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문화재로서 역할을 해 주었으면 했다. 


구청장은 좀 더 검토해 보겠다고 했고 1,177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부를 관광시설사업소에 민원으로 접수했다. 매년 입춘이면 대천공원에서 입춘방 행사 때 붓글씨를 써 주는 김근대 씨도 적극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에서 이안눌 부사의 시를 붓글씨로 적어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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