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산표석 보존이 우선이다
  • 예성탁 발행인
  • 등록 2024-04-11 13:39:10

기사수정
  • 장산 매장문화재 조사 관련 간담회
현재 장산 매장문화재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사 과정이 궁금해 부산시·해운대구청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 그리고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 회원들이 마주 앉았다. 지난달 22일 황구 기장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소장(해운대문화원 전문위원) 연구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난달 22일 황구 해운대문화원 전문위원 연구실에서 장산 매장문화재 조사에 대한 간담회가 열렸다.


제일 주된 이야기는 민간 차원의 장산 매장문화재 연구 결과에 대한 공유 건이었다. 약 6년에 걸친 옥숙표 장산습지보존위원장(이하 위원장)의 연구 결과를 놓고 공익을 위해 공개함이 원칙이라는 관청 측 주장과, 공개를 하기에는 관과 용역회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민간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황구 소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민간에서 연구한 목적과 관에서 연구·조사하려는 목적이 같다는 공감대 속에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혀 나갔다. 


사실 옥숙표 위원장이 6년이 넘게 장산을 누비며 이산표석을 비롯한 온갖 유적을 찾아낸 노력과 공과는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이 값지다. 그러면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도 따라야 한다고 보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매장문화재 조사가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행위가 국민의 세금인지라 어떻게든 옥 위원장의 연구물을 제공받아 연구·조사활동에 임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으로 보였다. 민간의 연구결과에 금전적 보상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격에 맞는 예우를 갖춰 옥 위원장의 동참을 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떨어져 뒹굴던 족각을 임시로 맞춰놓은 이산표석 - 현재 윗 부분이 분실되었다.


◇ 깨진 이산표석 머리부분 없어져


매장문화재 문제가 어느 정도 봉합되자 이산표석 보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장산 일원에 깨지고 훼손된 이산표석을 한자리에 모아 보존하고 전시하자는 의견이었다. 역시 관청의 벽은 높았다. “다각도로 법률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대신 “‘발견자 신고서’를 작성해 주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것이 관청의 답변이었다. 


장산은 구립공원이라 관리주체가 해운대구청이고 아직 이산표석이 문화재로 지정된 것도 아니니 구청이 나서서 깨지거나 유실되기 쉬운 이산표석 조각만이라도 모아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차 건의했다. 그래도 돌아온 답은 최초 발견자 신고서 작성이었다. 


관청의 말대로 최초 발견자 신고서를 작성하더라도 작성 자체도 힘들거니와, 이런 절차에 따른다면 깨지고 훼손된 이산표석 조각을 언제부터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 과정에서 이산표석이 추가 유실되거나 훼손되면 우리는 또 하나의 이산표석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산표석이란 유적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것도 아니고 훼손되고 유실될 가능성이 높은 조각들을 한곳으로 모아 보존하자는 것인데 이리도 힘든 일인지. 무엇보다 일단 이산표석을 보존한 뒤에 연구로 이어져 진정한 가치를 밝혀내는 게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산 일원의 이산표석은 하나하나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심어진 위치 역시 소중한 연구자료가 될 것이다. 


/ 예성탁 발행인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영상뉴스더보기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