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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로 무공해 달집태우기
  • 편집국
  • 등록 2024-03-12 11: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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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까지 매연 풍기며 달집을 태울 것인가?

2024 해운대달맞이온천축제 모습 (사진 제공 : 양근석 좌4동주민자치위원장)


달집태우기(달집놀이)는 정월 대보름날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 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이다. 대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불은 모든 부정과 사악을 사르는 정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입산금지 시절에도 달집용 소나무 벌목은 관청에서 묵인할 정도로 달집놀이는 오랜 전통이었다. 생솔가지를 산에서 끌고 와 마을 가까운 들판에 차곡차곡 쌓아 달집을 만들었다. 생솔가지라 불을 붙이면 매캐한 연기는 발생하지만 별다른 환경오염은 없었다. 달집을 둘러서 있다 보면 평소 멀리서만 바라보던 동네 처녀들의 얼굴이 달집 불빛으로 환하게 드러나 청춘들끼리 정분이 나기도 했다.



달집 안에 주렁주렁 달린 비닐봉지와 종이가방들 (사진 제공 : 양근석 좌4동주민자치위원장)


달집태우기가 전승되면서 점차 달집의 몸집이 커지고 생솔가지에 점화를 하려다 보니 달집에 기름을 붓는 일도 생긴다. 생솔가지에 기름을 붓고 달집에 많은 소원풀이 물품을 넣고 현수막까지 주렁주렁 매단 탓에 달집이 타는 과정에서 시커먼 매연과 함께 기름냄새 등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올해 해운대해수욕장 달집태우기 행사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달집으로 인한 시커먼 연기와 냄새는 해안가를 가득 메웠다. 더구나 달집을 태우는 장소가 늘어나  해운대·송정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청사포에서도 행해졌다. 가뜩이나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는 시기에 달집을 태워 일부러 공해를 발생시켜가며 행사를 해야만 하는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달집태우기가 달맞이를 하며 액운을 태워 없애고 건강을 비는 행사라 더욱 그러하다. 



소방차 2대를 동원한 달집끄기 (사진 제공 : 양근석 좌4동주민자치위원장)


◇ 달집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필요


달집이 꼭 초대형이어야 할까? 꼭 솔가지와 대나무를 쌓아 만들어야만 하는지…. 디지털 강국답게 달집도 환경오염없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만들고 연출하면 어떨까? 


여기에 공해방지와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고자 하는 취지로 전국적인 공모전을 가져보자. 그러면 해운대 달집태우기 행사가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질 터이고 공모전을 통해 엄선된 안을 채택하여 달집을 만든다면 시대에 맞는 첨단 달집이라는 사실로 해운대는 또 한 번 유명세를 탈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행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공해가 없는 쾌적한 환경 속에 달집태우기 행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정월 대보름날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달집을 태우고 있다 (사진 출처 : 해운대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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