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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화, 만족합니까?
  • 편집국
  • 등록 2023-05-26 11:33:18
  • 수정 2023-05-26 14: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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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부녀회 공동체문화 위한 재도약을 기대하며

아파트부녀회의 비상을 기대하며 - 대천호수 수문 위 왜가리의 날갯짓 


◇ 허허벌판에서 최고의 주거단지로 


지난 1996년부터 진행된 해운대신시가지 입주 당시를 떠올려보자. 허허벌판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 건물만 촘촘히 박혀 있어 그야말로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거리마다 심어진 가로수는 앙상한 뼈대로 겨우 바람을 지탱하고 있었고 도로 사정도 열악했다. 

한 번은 대동아파트에서 한일아파트로 향하다 승용차가 진흙 속에 빠져 인근 가구공장에서 삽을 구해 간신히 탈출하기도 했다. 상가 형성도 아파트 입주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 애주가들은 현 해운대새마을금고 본점 근처 구도심에서 목마름을 달랬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입주민들의 요구를 잘 반영해 해결하기 위해 자생단체들이 생겨났다. 그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해사모(해운대를사랑하는모임)와 아파트부녀회다. 해사모가 신시가지를 포함해 해운대 지역의 굵직한 현안을 주된 대상으로 했다면, 부녀회는 아파트 단지 내 아기자기한 활동이 주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녀회는 삭막하기만 했던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품 분리 및 수거를 비롯한 청소와 화단 조성, 어르신 돌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또한 명절을 앞두고 작은 선물을 각 세대별로 전달하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곤 했다. 


그린시티부녀회장연합회 윤미숙 회장(왼쪽)과 심옥수 명예회장(가운데)


◇ 공동주택 부녀회의 중요성


해운대신시가지부녀회의 경우 심옥수 그린시티부녀회장연합회 명예회장이 산증인이기도 하다. 코오롱(당시 효성코오롱)아파트에서 부녀회를 처음으로 결성한 심 회장은 단지 내 부녀회 활성화를 계기로 점차 신시가지 전체로 부녀회를 확장하는 데 앞장섰다. 그래서 신시가지 각 아파트부녀회장이 모여 결성된 신도시부녀회장연합회가 1999년 처음으로 탄생했다. 지역 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신도시부녀회장단연합회는 점차 2개 조직으로 나눠 활동하다 현재 그린시티와 뉴그린시티 부녀회장연합회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공동체 문화의 중심에 섰던 부녀회는 최근 들어 다양한 이유로 그 존립조차 위협받고 있다. 현재 해운대구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9.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독거세대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이 가지는 단절성과 무관심이 더욱 커져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이 아주 심각하다. 이러한 추세로 부녀회의 손길이 더욱 절실해 결국 부녀회 활성화는 사회적 요청으로 보인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버지라면 부녀회는 어머니 같은 존재


부녀회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부녀회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심옥수 명예회장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단지에서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부녀회는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며 상호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간의 영역을 존중하면 부딪힐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아파트의 경우 부녀회 역할이 아주 잘 수행되고 있는 예다. 그린시티부녀회연합회 윤미숙 회장은 “삼성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와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다른 아파트에서도 부녀회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상호협조체제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부녀회는 부녀회 역할에만 충실해야지 입주자대표회의 역할에는 전혀 간여하지 않고 있으며 또 간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해운대신시가지를 비롯한 각 아파트 단지 내 부녀회의 활약상을 기억하는 주민들이 많을 것이다. 아파트마다 결성된 부녀회가 아파트 단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금 그린시티를 비롯한 해운대 지역 내 아파트 단지들은 많은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를 중심으로 모든 주민들이 똘똘 뭉쳐 헤쳐 나가야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때 부녀회가 나서 입주자대표회의의 여백을 메우면 어떨까? 부녀회가 주민과 소통하는 기능을 충분히 살린다면 더욱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예성탁 발행 ·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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