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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유균희원장의생각의틀바꾸기 ② ‘내면아이’와 만나는 치유여행
  • 편집국
  • 등록 2023-02-22 11: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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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면아이’와 만나는 치유여행


 

20대 후반의 선미(가명) 씨가 상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수심이 가득 찬 표정으로 ‘너무 불안한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라며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선미 씨는 출산한 지 6개월이 지난 상태였고, 육아에 지친 듯 보였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어떨 때 불안한 지, 불안할 때 몸의 어디에서 반응이 오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이란성 쌍둥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울기 시작할 때 심장이 쿵쿵거리면서 불안감이 밀려오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아들이 울 때 심장이 요동치면서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녀의 호소를 듣고는 그녀의 원 가족, 친정에 대한 탐색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외도하여 태어났고 엄마는 백일도 안 된 그녀를 본가에 맡기고 그 후 연락도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본가에는 그녀와 두 달 차이 나는 배다른 오빠가 있었고, 그녀는 사랑받지 못한 채 무척 고되고 외롭게 성장했다고 하였습니다. 오빠는 어릴 때부터 그녀를 자주 괴롭히고 때렸으며, 그녀가 아버지 곁에 있는 것을 몹시도 질투하여 고함을 지르고 생떼를 부렸다고 하였습니다. 

 

상담을 통해 선미 씨는 자신과 딸을 동일시하였고, 아들은 자신을 힘들게 했던 오빠와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아들이 울 때마다, 고함지르고 생떼를 쓰던 오빠에 대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아들에게 투사된 것임을 알았고, 또한 딸이 쌍둥이 오빠 때문에 사랑을 못 받게 될까 봐 항상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안에는 ‘어른’과 ‘아이’로 구별되는 두 부분이 있습니다.  이 두 부분이 연결되어 있을 때 내적 온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미 씨의 경우처럼 ‘원치 않는 아이’ 가 가족 내에서  구성원이 되는 법은 바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 아이는 지나치게 복종적이며, 공손하고 도움이 되려고 하는 아이입니다. 좀 더 커서는 가족들에게 인정받고자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억누른 채,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갑니다. 상처받은 어린아이는 무의식 속에 꼭꼭 숨어있다가 성인이 되면 촉발되는 상황에서 순식간에 튀어나와 감정과 언어, 행동화로 표현됩니다. 이런 경우 내면아이와 연결되지 않은 어른은 혼란스럽습니다. 기억의 저편에 묻어버린 과거의 강렬한 정서들을 지금 이 순간에 다시 느낀다는 것이 너무나도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선미 씨도 공손하고 착하다는 소릴 들으며 자랐습니다. 외롭고 화도 나고 불안했지만, 이런 감정을 표현하면 버림받을까 두려워 속으로만 삼켰습니다. 착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단란한 가정도 꾸렸지만, 쌍둥이들을 키우면서 애써 모른 척했던 외롭고 불안했던 어린 나와 만났던 것이죠. 

어른의 감정이라고 느꼈던 것이 사실은 내 안의 어린아이의 감정임을 이해했을 때, 선미 씨는 폭풍 오열을 쏟아내었습니다. 29년의 삶에서 처음으로 소리 내어 온전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내면아이는 우리의 본능적 부분,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우리의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감정, 기억, 경험을 포함합니다. 선미 씨는 내면아이 상담을 하면서 자기의 감정과 생각을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쌍둥이들이 울어도 더 이상 불안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수용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선미 씨의 당당한 인생이 기대가 됩니다.


해피브레인심리상담센터  / 유균희 원장

덧붙이는 글

해피브레인심리상담센터 / 051-701-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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