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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장산제를 마치며 ➎ 장산 천제단과 태백산 천제단
  • 편집국
  • 등록 2023-11-29 11:35:44
  • 수정 2023-12-01 10: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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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제단, 하늘에 제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제단
장산 중턱에 하늘에 제를 올리는 천제단이 있다. 태백산 천제단과 비교하여 살펴보자. 

태백산(장군봉) 천제단 입석 (사진출처_ 강원문화재돌봄센터) 

◇ 역사성


태백산 천제단은 옛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제단이다.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기록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3산5악(三山五岳) 중의 하나인 북악(北岳)이라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태백산 정상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天王檀)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將軍檀), 남쪽에는 그보다 작은 하단의 3기로 구성되어 있다. 


단군조선 시대 구을(丘乙) 임금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천제단은 상고시대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으로 단군조선 시대에는 남태백산으로 국가에서 제사를 지냈다. 신라 초기에는 혁거세왕이 천제를 올렸고 그 후 일성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고려사에는 무녀(巫女)가 참여하여 제의를 행한 기록이 전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지역의 관리층들과 백성들이 천제를 지냈으며 구한말에는 쓰러져가는 나라를 구하고자 우국지사들이 천제를 올렸다. 특히 구한말 의병장 신돌석 장군은 백마를 잡아 천제를 올렸다고 전하며 일제 때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으며 지금도 천제가 이어지고 있다. 


장산 천제단 역시 천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천제의식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동하면 고문서>에서나 ‘장산신당중건모연문’에서조차 언급이 없다. 


◇ 위치


태백산 천제단은 모두 산봉우리 정상에 있다. 하지만 장산 천제단은 산 중턱 비탈에 있다. 그래서 위치상 장산 천제단의 역할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장산 천제단 선돌


◇ 정체성 및 건립시기


태백산 천제단은 다른 이름으로 구령단(九靈壇) 또는 마고탑(麻姑塔)이라 하기도 한다. 여기서 마고탑이라고 한 점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태백산 천제단이 마고탑이라면 장산의 마고당 역시 천제를 지낸 곳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장산 마고당 위에 설치된 장산의 천제단은 역시 천제를 지낸 마고당과 중복적인 의미를 가져 그 정체성이 더욱 의문시된다. 


태백산 천제단은 여러 기록으로 보아 건립 시기가 고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와 달리 장산의 천제단은 장산 신당 중건 때 당시 고종의 원구단에서의 천제와 동학과 대종교를 비롯한 민족종교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트렌드에 따라 장산에도 천제단을 세운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 3개 입석의 의미 


천제단 위에 세워진 3개 입석의 의미도 서로 다르다. 태백산 천제단(장군단)의 경우 환인, 환웅, 왕검단군을 상징한다. 하지만 장산의 천제단은 안내판에 따르면 천신, 지신, 산신을 나타낸다고 한다.


장산 천제단의 입석의 상징이 과연 그럴까? 천제를 모시는 제단에 산신이 등장하는 경우는 쉬 납득이 가질 않는다. 산신은 천신 반열이 결코 아니다. 그럼 장산 천제단 뒤쪽 바위에 있는 3개의 입석은 좌·중·우동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장산신당중건모연문’에서 수백년 전 좌·중·우동에서 마고당을 세웠다는 기록과 역시 세 개 동에서 중건했다는 기록은 좌·중·우동의 상징을 뒷받침하고 있다. 


◇ 민속신앙과 결합관계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시대 때 태백산 천제단 제의에 무녀가 참여한 기록이 흥미롭다. 이는 이미 고려시대에 천제단의 천제의식은 무속신앙과 융합된 형태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장산 천제단 역시 무속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는 장산 천제단 제의 시 소 생머리를 바친 일(현재는 쇠고기로 대체)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현재 무속신앙에서는 여전히 소 생머리를 제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무속인들이 장산 천제단과 마고당을 찾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 예성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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