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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타큐슈의 사라쿠라산에서 장산구립공원을 생각하다
  • 김영춘 기자
  • 등록 2023-10-27 11:17:44
  • 수정 2023-11-02 14: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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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기타큐슈 여름 축제에 참여한 다음날 단체로 사라쿠라산을 찾았다. 사라쿠라산은 해발 622m의 산으로 일본 국정(國定)공원으로 지정되어 많은 시민들이 등산을 한다고 한다. 해발 602m의 장산과 부흥봉, 곽걸산 등 넓고 깊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해운대와 비슷한 형상이다.


비교적 험준한 사라쿠라산은 8개의 주요한 등산로로 올라갈 수 있고 일반 관광객들은 산의 북쪽 산록(山麓)에서 출발하는 경사전차(케이블카)를 타고 산상역을 거쳐 산정역까지 오를 수 있다. 그날은 구름이 많아 산정역에서 주변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산상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거의 정상 가까이에 있는 산상역에서 내려 짙은 숲속의 임도를 따라 약 5분 걸어가니 2층 건물의 비지터센터가 나타난다.


비지터센터 1층에는 사라쿠라산에 자생하는 식물, 동물, 버섯, 새 등을 그림, 사진 또는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고 NPO법인 사라쿠라산애호회 산하에 환경보전부회, 가이드부회, 사업부회로 조직하여 동호인들이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2층에는 회의실이 마련되어 각 부회별로 회의, 시민교육, 동호회 활동이 이루어지고 현해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산속 깊숙이 들어가니 약용식물원, 삼림식물원이 있고 각양각색의 식물마다 설명판을 붙여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다시 30분 정도 임도와 등산로를 따라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니 200년생 이상의 굵은 삼나무 숲속에 자리한 시민캠프장과 진구황후(고대 일본의 천황)가 다녀갔다는 전설이 있는 황후삼나무가 나타난다.


장산은 전국 최초로 구립공원으로 지정되었지만, 지정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구립공원계획에 따라 현재의 장산마을을 이전한다는 계획도 오리무중이다. 군부대의 번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해운대역에서 장산마을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임도 개설공사는 산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2년 넘게 중단되어 있다. 


장산은 좌동, 재송동, 반여동, 반송동에 걸쳐있고 기장군 지역까지 걸쳐 광활하게 펼쳐져 있고 대부분은 개발 불가능한 자연보전구역이지만, 장산마을 주변 일대의 대원각사, 순복음교회 수양관, 녹차밭, 조경수농장, 장산습지, 해운대 앞바다와 부산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장산 정상이 있다. 많은 시민들이 장산의 진가를 알고 등산과 함께 휴양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각각의 시설들과의 유기적인 연계성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자연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면 장산구립공원의 취지에 맞지 않을까? 


먼저 신해운대역이나 우2동주민센터 근처에서 장산 정상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내외국인 관광객과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장산습지와 장산에 자생하는 동식물의 생태를 소개하는 비지터센터, 녹차밭과 조경수농장에서의 체험 등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해운대구가 나서서 지역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시설에는 예산이 들어가야 하되 프로그램 운영과 관리에는 지역주민과 전문성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산구립공원 지정과 함께 접근성이 개선되는 임도 개설을 앞두고 장산마을의 일부 주민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기업 또는 마을조합 결성을 통해 마을의 발전과 공동체 활성화를 모색하는 데 구청을 포함 주변의 많은 응원이 기대된다. 


지난 14일에는 장산제 개최와 함께 ‘해운대라이프’와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회장 이무성)이 주축이 되어 장산제를 지역문화제로서 문화재청에 등록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어 이래저래 장산이 지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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