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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종교도시 천리시를 찾아
  • 김영춘 기자
  • 등록 2023-10-10 13: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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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나라현 천리시(텐리시, 天理市)에 있는 천리교 본부를 방문했다. 일본 자국에서 발생한 종교명을 도시명으로 쓰는 천리교에 종교로서가 아니라 문화현상 측면에서 깊은 호기심을 가져서이다.

일본 천리교 교회 본부 전경


일본의 역사시대가 시작한 나라현의 천리시는 인구 7만 명의 기초자치단체로 천리교 본부를 비롯해 천리유치원, 천리초중고, 천리대학, 천리병원, 천리도서관 등 천리교가 운영주체인 시설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매월 26일 본부에서의 집회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해외 및 일본 전국에서 오는 신자들의 숙박을 위해 각 지역 대교회 관할의 아파트 형태의 쯔메쇼들이 시내에 산재해 있다.


천리교는 교회본부 산하에 대교회가 있고 대교회는 4, 50개의 분교회를 거느리고 분교회 산하에 각 교회와 포교소가 있다. 각 교회의 장은 세습이 원칙이며 상‧하급 교회 사이에는 위계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메이지 시대 천황을 받드는 신토와 배치된다 하여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으면서 통제의 편의를 위해 위계질서를 세웠다고 한다.


천리교는 1838년 10월 26일 현재 교회본부 근처에서 살던 나카야마 미키가 ‘세계 인류를 구제하겠다’는 게시에 의해 시작한 일본의 신종교로서 ‘인간들이 서로 돕고 위하며 즐겁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부산항에서 팬스타크루즈를 타고 19시간 걸려 8월 25일 10시 오사카항에 도착하자 나카츠대교회 쯔메쇼에서 마중을 나와 있었다. 승용차로 한 시간 반 만에 천리시 나카츠쯔메쇼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나카츠대교회는 오이타현 나카츠시에 있고 일본 각처의 나카츠대교회 소속 신도들이 속속 도착했다. 우리 일행이 함께한 해운대 소재의 진광교회도 나카츠대교회의 소속이다.


26일 10시부터는 본부가 있는 신전에 모여 집단 예배인 근행이 이루어졌다. 매월 26일 특히 1월, 4월과 10월 26일에는 수십만 명의 신자들이 일본 각지 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들어 신전 안과 밖을 가득 채워 설교 말씀을 듣고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 ·25전쟁 후 종교의 자유와 한 ·일국교의 정상화 등에 힘입어 착실하게 교세를 확장하여 1993년 당시 전국에는 500개의 교회와  신도수 37만 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신전은 실내에 15,000명이 동시에 앉아 설교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목조건물이다. 여러 나라를 다녀본 기자로서는 이렇게 장대한 단일 목조건물을 본 적이 없다. 워낙 큰 건물이기 때문에 1913년 본전과 북쪽 예배당을 짓고 1934년 남쪽 예배당, 1981년 서쪽 예배당, 1984년 동쪽 예배당을 붙여 지었는데 북쪽 별채와는 회랑으로 이어져 있다. 


중앙의 본부석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방으로 신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실내에서 예배를 드리며 각자의 신앙심을 키우고 있다. 천리시라는 도시명을 달고 천리교본부의 거대한 시설들과 관련 학교들, 신자들을 위한 집단 숙소들에서 보는 단결력과 경제력, 매월 26일 수만 명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천리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김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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