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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에 부산 사물놀이패의 흥을 전하다
  • 김영춘 기자
  • 등록 2023-09-20 1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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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오후 5시부터 일본 기타큐슈 시청 앞에서 열린 거리 퍼레이드에 연산동 쌍희클럽(대표 천순녀) 회원 15명이 참여했다. 일본에는 각 지방을 대표하는 마츠리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다지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회로 삼는데, 기타큐슈시에서는 매년 8월 첫 토요일에 왓쇼이햐쿠만마츠리가 열려 다양한 공연과 함께 여러 부스에서 각종 음식을 즐기는 시민들로 왁자지껄하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 오후에는 기타큐슈와 후쿠오카현의 기업체, 대학, 단체 등이 가장행렬과 퍼레이드를 펼친다.

부산팀의 퍼레이드 행진


해운대라이프 기자단이 지난 5월 말 천리교 기타큐슈 지부 초청으로 방문했을 때 기자는 따로 시간을 내어 축제사무국을 찾아가 부산팀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한 일이 있다. 기자가 8년 전 기타큐슈시의 초청으로 모 실버아카데미 회원들을 인솔하여 참여했는데,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회원들이 다시 참여할 수 없는지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국 관계자는 코로나로 3년간 중단했다 작년부터 규모를 축소하여 축제를 재개했지만, 공연단의 해외 초청은 없고 퍼레이드도 젊은이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부산의 노인들의 참여는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그 내용을 들은 천리교 지회장이 기타큐슈 시의원과 전화연결을 해주어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얼마 후 부산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지만 80대에 이른 실버회원들에게는 무리라는 회원들의 내부 반대 목소리에 오륙십대의 난타 동호회원들의 모임인 쌍희클럽을 만나 얘기를 하니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기타큐슈 사무국에 15명이 징, 꽹과리, 소북 등을 들고 퍼레이드에 참여한다는 계획서를 메일로 보내고 틈틈이 연산동 사무실에 모여 연습도 하고 일부 회원은 한국전통에 맞는 의상도 직접 만들었다.



부산팀의 퍼레이드 행진


폭염과 태풍 카누로 염려가 되면서도 15명의 참여자들이 부관페리의 넓은 방에 여장을 풀고 회식을 하며 8월 6일 아침에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했다. 항구에서 가까운 시모노세키역에서 기차를 타고 니시고쿠라역에 도착하여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서 행사현장인 기타큐슈시청 1층에 짐을 보관했다. 행사까지는 시간이 있어 인근의 고쿠라성, 평화박물관, 물환경관, 만화박물관 등 관광도 하고 오후 3시 반에 퍼레이드 참가신청서를 접수했다.


전날 불꽃놀이, 대규모 공연에 이어 오후 5시부터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되는데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시청 앞 8차선 도로의 통행을 차단한 가운데 폭염 속에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실 금년 36회 축제가 코로나 이후 과거와 같은 본격적인 축제이기 때문에 28개의 참가팀들은 경쟁적으로 트럭을 이용한 화려한 가장행렬과 복장, 다수의 참여자들로 시민들과 주최측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동원되었다.


소방음악대, JR큐슈, 기타큐슈공항, 큐슈공립대학, 지역은행 등이 참가비를 내고 홍보를 위해 참여하는데, 18번째로 행진하는 부산팀은 유일한 외국팀이기도 했다. 모두 통일된 우리 전통의 특이한 복장을 하고 연습을 핑계삼아 행사 시작 전부터 징과 꽹과리를 크게 두들기며 일본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들린 사람들처럼 징, 꽹과리, 소북을 두드리며 모든 팀원들은 연도를 가득 메운 일본사람들 앞을 지나면서 한국의 멋과 얼을 전달하는 민간외교관들이 되어 있었다. 예상 외로 많은 인파들 속에 우리의 멋을 유감없이 과시함으로써 한일문화 교류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는 뿌듯한 자부심과 만족감으로 넘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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