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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장산계곡을 함부로 손대나!
  • 편집국
  • 등록 2023-07-25 16:51:58
  • 수정 2023-07-27 17: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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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정비공사 후 지난 장마로 떠밀려온 퇴적물이 지난해 준설한 대천호수 위 장산 진입부 계곡을 메웠다.


지난 2009년 집중호우가 해운대를 강습해 춘천(대천)산책로가 다 붕괴된 사실이 있다. 처참하게 무너져 친환경(?) 하천으로 변모한 춘천(대천)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어쩔 수 없는 ‘천재’였다는 의견과 너무 주민 편의 위주로 공사를 하다 보니 발생한 ‘인재’라는 의견이 맞섰다. 그러다 하천 전문가에게 문의해 본 결과 비가 많이 오고 산책로를 튼튼하게 만들지 못한 것도 산책로 붕괴의 원인이지만 모래가 섞인 계곡수가 주된 원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모래나 진흙이 섞이지 않은 물과 섞인 물은 그 위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장산계곡을 정비한 탓에 토사를 품고 내려온 물은 대천호수에 무거운 돌 등을 내려놓고 작은 토사가 가득찬 물이 하천 벽을 무너뜨리고 산책로를 다 뒤집어 놓았던 것이다. 



최근 장산계곡 정비일환으로 만든 폭포사 앞 계곡 징검다리에 쌓인 퇴적물


장산계곡을 건드린 대가는 정말 컸다. 대천호수에 퇴적물이 산더미 같이 쌓이고 대천(춘천)이 친환경 공사 이전으로 회귀한 느낌마저 들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후에도 장산계곡을 손댄 대가는 몇 년이고 계속되었다. 그러다 점차 대천호수와 대천이 홍수로부터 자유로워질 무렵 다시 계곡정비사업이 진행됐다. 폭포사 주변에서 정비사업이 행해졌는데 계곡 내 커다란 자연석을 다 걷어내는 일까지 발생했다. 


대가는 정직하게 돌아왔다. 지난해 공사한 대천호수 위 준설한 부분을 위에서 떠밀려 내려온 퇴적물이 가득 메워 버렸다. 뿐만 아니라 대천까지 파괴했다. 토사가 섞인 물은 징검다리 이빨마저 빼 버렸다. 징검다리 이빨 두 개가 십 미터와 수십 미터 아래로 떠내려가 각각 처박았다. 그리고 2년 전 콘크리트 범벅으로 마무리한 대천 돌바닥의 끝자락에 깊은 웅덩이를 만들더니 급기야 축대마저 빼버려 아래가 텅 빈 다리 산책로가 되었다. 



대천(춘천)의 징검다리 돌이 2개 유실되었다.


2년 전 하천보수공사에서 하도 시멘트 슬러지가 많이 발생해 “너무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했더니 “튼튼하게 해야 된다. 자꾸 공사를 할 수 없지 않느냐”며 도리어 책망하는 어투가 돌아왔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나지 않아 또다시 축대가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추측하건대 중장비가 대천에 들어가 무너진 축대를 다시 쌓고 하천 바닥에는 콘크리트를 깔아 돌로 바닥을 다질 것이다. 그러면 간신히 돌아온 은어의 쉼터가 사라져 더 이상 은어가 서식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공사를 하더라도 은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쉬고 산란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해 줄 방법을 찾아보자.

아니 그전에 장산계곡을 함부로 손대는 일이 먼저 없어져야 한다. 누가 그 많은 장산계곡의 자연석을 다 걷어냈을까?  


/ 예성탁 발행 ·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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