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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독서클럽 ⑦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신병륜 편집위원
  • 등록 2023-07-25 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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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저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저


우리는 오랫동안 자연을, 때로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피도 눈물도 없는 적자생존의 세계로 묘사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적자생존을 일컫는 ‘Survival of the Fittest’를 변형한 ‘Survival of the Friendliest’를 책의 원제로 삼고,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즉, 생존의 필수 요소는 ‘친화력’으로, 이는 나와 다른 상대방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친화력은 모든 가축화된 종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질이다. 탁월한 영장류학자인 브라이언 헤어는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을 세우고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이를 입증한다. 이를 통해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역시 자기가축화를 통해 생존해 왔으며 사회연결망을 확장했고 기술 혁신을 이루어냈으며, 개선된 기술로 더 많은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를 통해 연민과 공감능력, 집단 내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 친절함은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잔인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인간이 가진 친화력의 이면에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비인간화 경향이 도사리고 있음을 포착한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라고까지 말한다.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연결해주는 이 현대 사회에서 비인간화 경향은 오히려 가파른 속도로 증폭되고 있다. 편견을 표출하던 덩치 큰 집단들이 보복성 비인간화 행태에 동참하며 순식간에 서로를 인간 이하 취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보복적으로 비인간화하는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 또한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된 친화력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유대인의 생존을 도왔던 유럽인들 대부분이 전쟁 전 유대인과의 긴밀한 관계였다는 점을 구체적인 예로 들며 접촉과 교류가 비인간화와 배척, 그리고 혐오를 줄일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 사회와 인류가 생존과 번영을 유지할 수 있는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신병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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