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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김혜경 편집위원
  • 등록 2023-04-25 14: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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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라이프 인문학독서클럽, 네 번째 시간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 우종영 저 / 메이븐 출판사



우종영은 30년 경력의 나무 의사다. 그는 나무를 돌보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오랜 세월 동안 나무를 위해 살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게서 배웠다고 말한다. 겨울이 되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앙상한 알몸으로 견디는 그 초연함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그 한결같음에서, 평생 같은 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애꿎은 숙명을 받아들이는 그 의연함에서,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 마음 씀씀이에서 자신이 정말 알아야 할 삶의 가치들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삼천 년을 산다는 주목나무에 얽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시작으로 나무를 통해 얻은 삶의 지혜가 이어진다. 대나무꽃은 60년에서 120년 사이에 단 한 번 피어나고, 꽃을 피우고 나면 즉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대나무는 죽는 그 순간까지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고, 제대로 된 꽃을 피우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저자는 자신의 남은 삶도 대나무처럼 주어진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용기 있는 모습이기를 기원한다.


땅 아래의 뿌리는 둘이면서 지상에 나온 부분은 서로 맞닿아 한 나무가 된다는 연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서로 다른 특성을 지녔으면서도 일단 한 몸이 되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연리지의 모습에서 절로 탄성이 나온다. 


그리고 어릴 적 허기를 달래준 이팝나무, 저희끼리 적당한 간격으로 무리를 이뤄 각종 풍상을 이겨내는 지혜를 알려주는 전나무,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게 하는 느티나무, 눈발 날리는 거문도에서 빨간 낙화를 뿌리며 이별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동백나무, 서로 몸을 꼬아가며 기대면서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등나무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무심히 지나치던 창밖의 나무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의 문이 열리기를 바란다”면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했다. 지금 창밖에는 봄 꽃나무들이 지천이지만 바쁜 일상에 쫓긴 채 또 한 번의 봄날이 지나간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읽으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휴식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김혜경 편집위원 (한우리독서토론논술 해운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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