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스토리텔링 <이산표석길>을 마무리하며
  • 편집국
  • 등록 2022-12-05 17:30:08

기사수정
  • 일간지에 실린 ‘무더기로 발견’ 표현 유감
  • 이산표석에 대한 활발한 탐사와 연구 기대

2021년 11월 11일 작성


장산의 이산표석 <사진 : 박용구 조류탐조가>


<스토리텔링 ‘이산표석길’을 마무리하며>


 지난해부터 장산 일원에서 이산표석이 추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렸다. 그러다 올봄 70여 기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곤 직접 탐사 현장으로 달려갔다. 군부대에 가려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물망골 근처에서 이산표석을 확인하였고 이런 사실을 본지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장산 일원에서 몇몇 개인의 노력으로 하나씩 추가 발견된 이산표석은 지역 일간지에 등장하기도 하면서 점차 그 정체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높아졌다.

 

먼저 ‘이산표석길’이라는 스토리텔링 책부터 만들기로 했다. 옥숙표 장산습지보존위원장을 필두로 손영자, 심소정, 박미자 작가들과 박용구 조류사진작가, 임선화 원예치료사, 해운대라이프 등이 각자 맡은 바를 수행했고 정순선 총무가 뒤를 거들었다.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라 처음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수정에 수정, 그리고 또 수정과 수정을 한없이 거쳐 편집이 마무리될 즈음 가편집안을 구청으로 넘겼다. 그리고 며칠 지나 10월 21일 구청의 독촉으로 오후 4시경에 어렵게 현장마다 찍은 이산표석 사진들도 구청으로 넘겼다.


그러자 그날 새벽 일간지에는 135개에 달하는 이산표석을 소개하는 기사가 바로 실렸다. 발 빠른 신문사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정작 놀란 건 기사의 중간 제목이었다. 이산표석이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는 부분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3년간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넘기며 어렵사리 발견한 소중한 이산표석을 ‘무더기’라는 말로 표현하다니….


단 한 번이라도 이산표석을 찾는 탐사길에 동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표현이다. 그리고 이산표석은 결코 한자리에 무더기로 모여 있지 않다. 발견된 이산표석 간 거리는 특이하게 한 곳에서만 20m 정도일 뿐 나머지는 그 간격이 최소 70~300m에 달한다. 산속에서 수풀에 가려진 이산표석은 해수욕장에서 동전 찾기보다 더 어렵다. 동전은 빛에 반짝이기라도 하지만 이산표석은 세월의 무게까지 덮고 있다. 이런 탐사·연구 결과를 기사로 내보내면서 ‘무더기’란 가벼운 표현을 쓴 것은 심히 유감이다.


기사의 사진도 구청에서 요청해와 보내준 탐사연구팀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실렸다. 그럼에도 기사 사진에는 힘들게 표석 탐사길에 동행한 사진작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점은 탐사연구팀의 일원들을 참으로 맥빠지게 하는 대목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지역의 문화재 발굴에 대한 연구와 탐사에는 행정관청의 전폭적인 지원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산표석 탐사의 결과를 편집하고 책으로 엮는 과정에서도 해운대구청과 저작권 문제 등에서 많은 입장 차이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 다행히 옥숙표 위원장과 구청장의 면담에서 출판에 대한 문제가 해소되기는 했다. 앞으로 해운대구청이 앞장서서 문화재를 탐사하고 이에 따른 연구 역시 더욱 활발하게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예성탁 발행인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영상뉴스더보기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 기사 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