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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에서 장산구립공원을 상상하다
  • 김영춘 기자
  • 등록 2024-03-27 13:58:39
  • 수정 2024-03-28 16: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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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초 패키지 여행으로 중국 장가계를 다녀왔다. 장가계의 천문산, 천자산과 협곡은 기기묘묘한 형상을 이룬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다. 장가계를 관광하면서 장산구립공원도 단순히 자연보전의 대상으로 등산만 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기며 이용할 수 없을까?

천문산 잔도에서


장가계의 천문산은 장산처럼 시내 가까이 있는 해발 1,519m의 원통 모양의 산으로 산 둘레를 감싸고 있는 잔도가 등산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높이 132m, 폭 57m의 천문동이라 부르는 큰 구멍이 산 중앙에 나 있다. 


산 정상에 이르기 위해 7.5km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를 탔다. 시내 중심에 출발역이 있어 주택가 등 건물 위를 지나 약 30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 옆에 만든 폭 약 2m의 잔도를 통해 까마득히 전개되는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걷는다. 도중에 유리 잔도라 하여 발밑에 유리를 깔아 산 아래가 바로 내려다보여 마치 하늘을 걷는 듯 후들후들 다리를 떨며 지나는 코스도 있다. 


산 정상을 원 모양으로 한 바퀴 돌아 걷다 천문동 위까지 와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천문동 앞까지 내려간다. 산속에 비스듬히 터널을 만들어 10여 개의 에스컬레이터를 갈아타며 약 1,000m를 내려오는 데 20분 이상 소요된 듯하다. 에스컬레이터가 다닐 수 있게 비스듬히 터널을 뚫는 발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천문동 앞 산 중턱부터 셔틀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거의 수직 절벽의 산에 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위험한 급경사나 급회전 코스라서 오직 수백 대의 셔틀버스만 4, 5분 간격으로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협곡을 건너는 짚라인과 엘리베이터


다음 날은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 이름난 천자산 원가계로 이동했다. 원기둥 모양의 산들이 빽빽이 들어찬 절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 부근에 도착하여 셔틀버스를 세 번씩이나 갈아타고 소수민족인 투자족의 농장과 눈앞에 보이는 절경을 감상하고 난 뒤, 다시 셔틀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내린 후 원가계를 향해 걸어갔다. 기둥 모양의 산들과 자연 침식으로 형성된 두 산이 천하제일교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천하제일교 위에 서서 산 아래를 까마득히 내려다보니 산들의 모습이 황홀했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백룡엘리베이터로 이동하여 산 중턱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엘리베이터 운행 높이는 313m로 밑으로 156m는 산속 수직 동굴이고 그 위 170m는 산에 수직 철강구조를 설치해 만들었다. 


세 번째 날은 장가계 대협곡으로 이동했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비교되는 협곡으로 폭은 430m, 깊이는 500m에 이른다. 협곡을 건너는 유리 다리 위에서 번지점프를 할 수도 있게 시설이 되어 있었는데, 유리를 통해 협곡 아래를 보면서 유리가 깨질까 봐 조심조심 지나갔다. 



천문산 잔도에서


건너편 산에서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인 후 짚라인을 타고 출발지 쪽 산으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도착하자마자 치마형 겉옷을 갈아입고 협곡 아래까지 급경사와 급회전의 미끄럼틀을 마치 봅슬레이 경기처럼 신발로 속도 조절해 가며 신나게 내려갔다.


무조건 도심지 명산을 보전만 할 것이 아니라 황령산도 적절한 개발을 하고 장산구립공원에도 정상을 오가는 케이블카 설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산 중턱을 순환하는 임도 설치와 이를 사통팔달 연결하는 임도망 조성, 그리고 와우산과 해월정을 연결하는 출렁다리 등의 도입 역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등산객들만의 산이 아닌 해운대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는 장산을 위해서.


 / 김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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