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두서리
초록 그늘 아래
주렁주렁 매다는 홍등
타는 가슴이 죄란 말인가
속엣말은 돌로 굳은 채
새빨갛게 타오르는 정념
밤새 뒤척이는 앙가슴
날밤을 가리지 않고
이글거리는 정화(情火)
누가 잠재울 수 있으리
소리개가 병아리 채 듯
누가 날 좀 채어가 다오
야반삼경에 과부 보쌈 하듯
쥐도 새도 모르게
공맹(孔孟)타령 샌님들은 가라
농투성이 떠꺼머리라도
자나 깨나 내게 빠질 놈
앵두 술에 취해 영영 뒈질 놈만 오너라
ㅡ박하 시집 <하늘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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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피라칸사스 열매를 보니, 문득 떠오른 졸시 '앵두서리'.
사진 예성탁/글 박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