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끄러워서 말하기가 꺼려지네여… 에휴”
아버지는 작은 소리로 말하곤 한숨을 내쉬었고,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외동딸인 미림 씨(가명)는 어린 시절부터 조금 남달랐다고 하였습니다. 순했으나 고집이 세었고, 집중력이 좋았으나 한 가지 물건에 유별나게 집착을 보였으며, 감정표현에 대해 서툴렀으며 친구들과 같이 있어도 혼자 놀았다고 하였습니다. 글자와 숫자를 빨리 깨쳐 책 보는 것을 좋아하였으나, 그 외의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해 일상의 기본적인 생활을 가르치는 것이 힘이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가 없어 항상 혼자 있는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엄마가 노력을 하였으나 미림 씨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곧 잘해서 친구관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고, 대학 때는 친구들과의 미팅이나 여행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20대 초반 여대생들이 하는 멋을 부리거나 연애에 관심을 가지거나 하는 것도 없이 학교-집의 일정한 패턴으로 대학을 졸업하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회에 나오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취업을 위해 면접만 보면 떨어지는 게 다반사이고, 부모님의 지인 찬스로 취업을 해도 적응하기 힘들어 들어가는 회사마다 한 달을 못 넘기고 잘리게 되니 미림 씨의 자존감은 떨어질 때로 떨어졌습니다. 종일 방안에만 머무는 딸을 보고 부모님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속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성 결여’ ‘의사소통 능력의 결여’ ‘흥미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 라는 특성을 가진 발달장애의 하나입니다. 자폐장애와 유사한 ‘뇌기능 편향’이라는 장애를 가지면서도 지적장애가 없기 때문에 ‘좀 이상한 아이네’ 란 인상을 주면서도 진단을 받지 않은 채 어른이 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사회적 관계형성에서의 어색함과 협소하고 경직된 사고, 강한 집착, 상대방의 감정상태에 대해 공감이 안되고 표정을 잘 읽지 못합니다. 또한 본인도 그 장소에 걸맞은 표정을 할 수 없어 주위로부터 오해를 받습니다.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을 알지 못하고, 주변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위로부터 ‘좀 이상해’ 라는 말을 듣고 소외당하기도 합니다.
미림 씨는 상담을 하면서 본인이 아스퍼거의 특성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림 씨 부모님도 딸의 문제가 발달장애의 특성임을 수용하면서 딸에 대한 오해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진작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과 틀리다’, ‘게으르다’, ‘노력이 부족하다’라고만 생각한 것에 대해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미림 씨는 뇌인지 훈련, 사회성 훈련 등을 병행하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대화방식’을 익히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의미를 잘 모를 때는 솔직하게 물어보고, 지나치게 정직한 발언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는 다른 표현방법은 없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바꾸어가기 위해서는 본인의 자각이나 노력에 더해서 가족이나 친구, 전문가 등의 ‘적절한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들은 성실합니다. 거짓말이나 겉치레도 할 줄 모릅니다. 그리고 매뉴얼이 있는 작업에 강합니다. 미림 씨가 이러한 장점을 발휘해 사회에 적응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해피브레인심리상담센터 유균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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