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는 겨울이 되면 저절로 떠난다.
최근 부캉이 때문에 경부선이 비좁을 지경이고,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손님 다 뺏겻다고 울상이다. 부산시에서는 외해로 돌려보내려고 소방정으로 물을 뿌리다가, 여러 대의 배가 몰아서 쫓아도 보고, 그물을 쳐서 못 들어오게 해도 어느새 친수공원 ‘별빛수로’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이제는 포기했다고 뉴스에 전한다.
우리나라의 해양동물 전문가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지난 9월 6일에서야 부캉이가 무태상어가 아닌 흑상어로 밝혀졌다. 훅상어는 한반도 주변 해역은 부캉이(흑상어)의 주요 서식지는 아니지만, 여름철 대만난류 및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으로 동중국해나 남해안 인근까지 가끔 북상하기도 한다. 성질도 온순해 오히려 사람이 먼저 다가가거나 다이빙을 할 때 적극적으로 공격하기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경계하며 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국제 상어 공격 기록(ISAF, International Shark Attack File)에 따르면, 흑상어에 의한 인간 공격 사례는 역사상 수 건(10건 미만)에 불과하다. 치명적인 인명 사고 사례는 극히 드물다.

흑상어
부캉이의 서식 환경은 12℃ 이상의 따뜻한 해역이라 한겨울의 부산항은 10℃ 전후로 차가워지기 때문에 붙잡아 두려고 해도 저절로 나가게 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상어의 피부는 모래를 뿌린 것처럼 까끌까끌하여 다른 물고기들이 와서 비늘을 비비며 전신의 피부 맛사지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상어의 한자명이 사어(鯊魚)로 글자를 보면 모래 사자가 들어 있다. 옛날 통영 자개공방에서 사용했던 사포가 모두 상어의 껍질을 말린 것을 사용했다. ‘사어’의 껍질이라 ‘사포’라고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상어는 항상 입을 벌리고 헤엄을 친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헤엄을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상어는 부레가 없어 가만있으면 가라앉아 죽어 버리기 때문이다. 입을 벌리고 헤엄을 치면 저절로 아가미 속으로 물이 들어와 숨을 쉬게 된다. 그로 인해 아가미 근육이 퇴화하여 헤엄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숨을 쉬지 못해 죽어 버린다.
상어는 짝짓기할 때 수컷이 암컷의 몸속에 직접 정자를 넣어 수정시키고, 알 대신 다 자란 새끼를 낳는 ‘난태생(卵胎生)’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상어의 태반에는 탯줄이 없어 어미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가 없다. 어미의 뱃속에서 10~20마리가 자라는데 옆에 있는 형제들을 잡아 먹으며 살아가는 ‘자궁내 동족 포식‘ 이라는 비정한 생태 습성을 지니고 있다. 성장하여 출산하면 어미와 반대 방향으로 헤엄쳐 나가서 바로 먹이 활동을 시작하는 신비스러운 해양생물이다.
상어는 수백 미터 밖의 피 냄새를 감지하는 경이로운 후각과, 코 끝에 있는 전기신호 감지기로 생명체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초미세 전류를 감지하여 모래 속의 먹잇감 조차도 정확히 포착하여 사냥하며 수억 년의 긴 세월을 지구에서 살아온 대단한 생물이다.
강우동/바다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