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들의 대화
A 할머니 : 오다 보이 또 파디비더라.
B 할머니 : 머 하는지 내가 물어봤다.
A 할머니 : 머라 카더노?
B 할머니 : 공원 만든다 카더라.
A 할머니 : 공원 안에 무신 공원이고?
B 할머니 : 머라 카던데 이자뿟다.
A 할머니 : 송신해 못 댕기겠다.
대천공원에서 만난 두 할머니의 대화를 들은 그대로 옮긴다.

현재 진행 중인 ‘대천공원정비사업 조경공사’를 두고 나눈 두 할머니의 대화는 주민들의 민의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주민들이 좋아하는 대천공원은 2017년 ‘대천산림문화공원’이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대천공원에 ‘산림문화’가 들어왔지만 결국 그냥 대천공원으로 불리고 있다.
대천공원이 산림문화공원으로 요란을 떨고 등장한 이유는 바로 사유지 내 경작 문제와 불법영업행위 해소 때문이었다. 특히 모 농원은 주류를 판매하는 것도 모자라 겨울 내내 화목난로에서 메케한 연기를 뿜어대는 바람에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래서 그 농장이 철거될 때 많은 주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구청에서 비닐하우스 등 농장 시설을 철거한 자리에는 꽃과 나무를 심고 사잇길도 만들었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더 이상 가꾸지 않고 방치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정비사업 조경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천공원에서 공사가 벌어지면 공사 차량의 소음과 분진 때문에 여유로운 산책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조경사업은 할머니들의 대화에서 나타나듯이 사전에 주민들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정보 제공이 없었다. 공터에 컨테이너가 들어서고 안전 펜스가 설치된 후, 작은 안내판과 현수막을 보고서야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내판에 적힌 ‘폴작폴작원’, ‘오손도손원’, ‘어울림마당’, ‘바람결마당’, ‘도란도란원’이라는 이름과 작은 그림만 가지고는 어떤 공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대형공사를 하려면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최소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게 우선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쉼터나 시설들을 새로 만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여러 시설들에 대한 주민활용도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주민들의 뜻은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공원 내에 이런저런 시설물들을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 최소한 기존의 시설물에 대한 주민 활용도 분석표를 들고 주민들에게 새 시설물 설치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 여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