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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소탐대실이 안 되게
  • 김영춘 기자
  • 등록 2026-09-18 16: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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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춘 기자수첩]

태안화력발전소 압사 사고, 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 사고와 같은 산업재해(産業災害)로 인한 사망 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및 4·16 세월호 사건과 같은 시민 재해(市民災害)로 인한 사망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다.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 책임자와 원청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어 사업주 등에 경각심을 주고 안전 · 보건 시설과 장비 등을 갖추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다. 


[사례 1]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부산시에서는 90여 명의 요트사업자들에게 당장 요트장을 떠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작년 12월, 금년 1월, 2월로 요트 계류를 연장해주기는 했지만, 8월부터는 당장 강제 이행에 들어갈 태세다. 물론 부산시에서도 남천항, 운촌항, 우동항, 북항 등에 대체 요트장 마련을 위해 애를 쓰기는 했지만, 90여 개 업체를 수용하기는 불가능하다.



부산시에서는 요트장을 재개발하는 동안 경남, 경북, 제주도 등에 가서 각자도생하란다. 재개발이 끝나는 3, 4년 후에 돌아오면 제대로 된 요트장이 마련된다고 하지만, 큰돈을 빚내 요트를 사들여 운영하는 사업자들로서는 낯선 곳에서 다시 영업을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일 뿐이다. 당초 일부 계류장을 존치하면서 재개발을 할 계획을 세웠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을 위해 무산되었다고 한다. 재개발 공사 현장의 바다 쪽에 10m 정도 여유를 두고 공사장 가림막을 후퇴한다면 공사 중이라도 요트 영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만약의 안전사고를 예상해 요트계류장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사례 2]

그린시티 가까이에도 작년 9월 대천공원 입구 왼쪽 변전소 앞의 상수도 배수지에 4,300㎡, 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접근성이 좋아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7월 24일자 ‘해운대라이프’ 9면 보도)


최근 타격연습장 5면 설치, 수세식 화장실 공사, 파고라·벤치 설치를 주공정으로 하는 파크골프장 주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6월 19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이용금지가 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절대적 주의는 이해하지만, 일부 동호인들은 공사를 병행하면서도 파크골프가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사례 3]

얼마 전, 재송동의 단독주택의 바깥에 보일러를 설치하는데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한다고 5만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집주인과 설치업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바람이 통하는 집 밖에는 설령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더라도 공기에 바로 희석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안전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집주인의 주장에 설치업자는 2018년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고등학생 3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가스안전 규정이 강화되면서 어쩔 수가 없단다. 


[사례 4]  

지난달 중순 대천산책로에 오랜만에 비가 내리긴 했지만, 안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인데 차단봉으로 통행을 막았다. 혹시나 홍수로 인한 안전사고로 인해 구청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엮일 걸 염려한 모양이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안전에 대한 주의는 최대한 기울여야 하지만, 너무 안전을 강조하다 보니 관련 당사자들의 불편과 경제적 손해, 사회적 낭비가 심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철로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기차 통행을 막지 않듯이, 안전과 효율을 조화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책임자에 대한 강한 처벌 등 안전제일에서 벗어나 창의적 도전과 효율도 감안하는 방향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 


/ 김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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