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칠십 세 넘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몸은 노인이지만 성적(性的) 행동은 젊은 사람 못지않아 놀랄 때가 많다.
김○○씨(75세)는 치매, 파킨슨병 등으로 입원하였는데 기저귀를 교체할 때마다 성기가 발기되어 있어 요양보호사를 당황하게 만든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 어떤 경우에는 요양보호사의 몸을 더듬기도 한다. 치매환자가 성추행을 한다고 욕할 수도 없고 경찰에 고발할 수도 없어 요양보호사들이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다. 심한 경우에는 보호자를 불러 설명하고 퇴원시키기도 한다. 성욕은 이성(理性)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을 옮겨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박○○씨(88세)는 다인실 병실에서 자주 자위행위를 한다. 직원이 제지하고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가 욕을 해도 막을 수가 없다. 성욕은 식욕과 하등 다르지 않아 억제하기가 힘들다.
“원장님, 오른팔이 아픕니다” 하고 호소하면 회진할 때 동행하는 간호사가 “자위행위를 매일 하니까 팔이 안 아픈게 이상하지요”하고 핀잔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인의 성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오래전에 일본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의 노인시설에 외부에서 도우미 여성이 와서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노인의 자위행위를 도와주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20대 자폐아를 둔 모친이 도우미 여성을 청하여 아들의 자위행위를 도와 성욕구를 해소시켜 주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성욕 해소는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으로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윤○○씨(82세)는 소변검사를 하면 항상 정자가 배출된다고 적혀 있다. 태초에 인간을 만들 때 남자는 죽을 때까지 사정(射精: 정액을 배출하는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신의 섭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노인에게는 정기적으로 사정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 유지에 좋다. 사정을 정기적으로 한다는 말은 공장을 계속 돌린다는 의미이다. 한 번 사정 시 정자 5천만~6억 마리가 방출된다. 노인이면 아무래도 젊은 사람보다 덜하겠지만 5천 마리 이상이 배출된다. 일주에 5천 마리나 생산하려면 관련 기관에서 얼마나 바쁘게 일을 해야 하겠는가? 정자는 머리, 몸통, 꼬리로 되어 있고 유전자 DNA까지 정밀하게 탑재해야 하니 몸 안의 수십 개 공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니 혈액순환, 원료 공급, 호르몬 분비, 유전자 복제 등에 신체기관이 얼마나 활성화되겠는가?
과거에는 ‘삽입 중심의 성행위’만을 성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성은 단순히 성교(性交)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서로의 눈빛, 상상, 감정적 교류, 신체적 접촉 등 수백 가지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하여 이러한 친밀감의 표현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노년기의 성은 단순한 외로움이나 고독을 넘어, 인간의 삶의 질과 자존감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노인의 성 문제는 사회적 편견을 넘어 적극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부분이다. 성은 90세건 100세건 평생 지속될 수 있으며 나이에 제한받지 않는다. 노화로 신체기능이 서서히 저하되지만 이것이 성적 만족이나 친밀감의 상실을 의미하진 않는다. 성은 다른 신체기능과 달리 나이의 제약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영역이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도 많다.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이성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치심이 줄어들며,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과도한 허세나 불안이 줄어들어 정직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성행동은 노인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즐거움과 운동효과, 수면개선,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면역력 증가, 통증 완화 등 다양한 이점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년기의 성은 ‘나는 여전히 살아있고 건재하다’는 자존감을 회복시켜 준다. 이는 삶의 의미와 행복감과 깊이 연결된다. 두 사람이 함께 친밀감을 나누며 조화를 이루는 경험 자체가 사회적·정서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다. 노년의 성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존중받아야 한다. 노인의 성은 노인이기 앞서 인간의 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