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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친네, 50년 우정이 사랑의 하모니로
  • 신병륜 편집위원
  • 등록 2026-06-17 16: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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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하는 60대 후반의 친구 네명의 모임
  • 자녀 결혼식에서 노래로 전하는 아버지의 메시지

축가를 전하는 노친네 멤버들(오른쪽으로부터 이장우, 손호진, 이범식, 김창진 씨)


50여 년 전 가야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 청춘 시절 교복을 입고 같은 교실에서 꿈을 나누던 이들은 이제 60대 후반의 아버지가 되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들의 우정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자식 세대까지 이어지며 더욱 깊어졌다.


이들은 몇 해 전 ‘노친네(노래하는 친구 네 명)’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단순한 취미 모임이 아니다. 자식들의 결혼식에서 부모의 마음을 노래로 전하기 위해 시작된 특별한 약속이었다.


결혼식을 앞두고 무려 6개월 동안 매주 모여 노래와 율동을 연습한다. 가사를 외우기도 쉽지 않은 나이지만 무대 위에 서면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 그들에게 축가는 공연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살아온 시간의 증명이다.


이들의 우정은 친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이들의 축가에는 특별한 울림이 있다. 아버지 친구들은 단지 ‘아버지의 친구’가 아니라, 신랑과 신부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본 또 다른 보호자이자 인생의 증인들이다. 



아내들의 응원 또한 인상적이다. 밤늦도록 술자리에 머무는 대신 자식의 결혼식을 빛내기 위해 노래 연습에 몰두하는 남편들을 누구보다 기쁘게 지켜본다. 우정이 가정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정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6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무대에는 아이돌 못지않은 에너지가 흐른다. 그러나 그 힘의 근원은 젊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친구와 함께 늙어가는 기쁨이 노래 속에 담겨 있다.


어느새 이들의 노래는 가족을 넘어 지역공동체까지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몇 해 전 이장우 경남선경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아들의 결혼식에서도 친구들이 함께 축가를 불러 주었고, 그 순간 아버지는 “이제야 부모로서의 소임을 다한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눈물 속에는 자식의 성장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늙어온 인생의 시간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노친네’는 단순한 친구 모임이 아니다. 청춘의 우정이 가족이 되고, 가족이 공동체가 되어 다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이야기다.


/ 신병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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