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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朝鮮半島)’· ‘조선어(朝鮮語)’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 편집국
  • 등록 2026-05-28 11: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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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욱 박사의 우리 문화 이야기 ⑭


‘조선반도(朝鮮半島)’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는가? 구한말(舊韓末)도 아닌 21세기의 세계화시대에 ‘조선반도’라는 용어가 지금도 쓰이고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조선반도’, 일본어로 ‘ちょうせんはんとう(초오센한토오 : 朝鮮半島)’, 일본어 사전에서 ‘한반도’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번역 결과다. 한편으로 ‘칸한토(かんはんとう : 韓半島)라는 번역도 보인다. 


‘조선반도’라는 용어는 왜정기(倭政期)에 일본이 한반도를 지칭하며 쓴 식민지 지배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용어로, ‘한반도’의 비칭(卑稱)이다. 원래 우리뿐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반도(半島)’라는 지리적 개념 자체가 없었다. 이는 19세기 서구의 지리학적 개념이 일본을 통해 동아시아로 유입된 후 만들어진 신조어다. 따라서 현재 일본의 ‘조선반도’라는 용어 사용은 한국에 대한 외교적으로 심각히 무례한 도발행위이다.


일본의 무례한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조선어(朝鮮語)’라는 제목으로 한국어 번역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또한 일본 국내의 많은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할 때 ‘조선어’라는 이름으로 개설한다. 통계에 따르면 1995년에 국공립대학 약 70%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는데 그중 약 80%의 학교에서 ‘조선어’라는 이름으로 강좌를 개설했다. 이후 2005년에는 약 55.2%로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유학생들의 지속적인 반발이 반영된 결과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런 일련의 무례한 도발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해왔나? 

1980년대에 들어서야 NHK의 ‘조선어’강좌 명칭에 대해 항의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박철희 주일 대사가 일본 언론사 사장에게 “조선반도가 아닌 한반도로 써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의 간헐적인 항의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공식적 문제제기라기보다 외교적 논의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일본의 무례한 도발행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옳을까? 그동안 일본정부와 공영방송은, ‘조선반도’·‘조선어’라는 용어 사용에 대한 우리 측의 항의에 일관되게 “‘조선반도’·‘조선어’는 정치와 무관하게 사용해온 관습적 용어이기에 이들 용어 사용은 타당하다”는 오만한 태도로 대응해 왔다. 우리는 이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고, 그럴 가치도 없다. 감정을 앞세운다고 해서 그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이 과거사 사과, 역사왜곡, 독도 문제 등에 대응해온 자세를 보면 안다.



국제관계는 기본적으로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도 그들처럼 우리의 관습에 따라 그들을 칭하면 된다. 즉, 일본 열도는 ‘왜(倭) 열도’, 일본어는 ‘왜어(倭語)’라고 부르면 된다. 초량왜관은 1876년 개항 전까지, 대략 200년 동안 존속했지만 예전에도 ‘왜관(倭館)’이었고, 지금도 ‘왜관’이다. 조선조 외교관을 양성하던 사역원(1894년까지 존속)에서 역관들에게 일본어를 ‘왜어(倭語)’로서 가르쳤다. 우리 부모세대의 어른들은 일본 강점기를 ‘왜정시대’, 일식집을 ‘왜식집’이라 했고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관습이다.


이제 더 이상 이 문제를 비밀회담 같은 외교적 논의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가 차원의 공식적 대응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의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이다. 


정승욱 / 문학박사 · 대동민속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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