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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호수 수달과의 만남
  • 편집국
  • 등록 2026-04-09 13: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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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맞이하는 대천호수는 늘 기운이 충만하다. 장산 앞에 놓인 대천호수는 장산의 기운이 온통 모인 곳 같기도 하고, 또 장산에 끝없이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곳 같기도 하다.


지난 3월의 어느 날, 아침 기운이 충만한 대천호수 위에 이상한 파장이 일었다. 물고기인가? 가마우지인가? 아니면 자라 모가지인가? 유심히 바라보니 긴 꼬리를 지닌 놈이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이런! 이런! 바로 수달이었다. 수달은 물속을 헤집다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더니 다시 잠수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휴대폰 카메라를 꺼냈다. 거리는 멀었지만 수달의 모습이 렌즈에 잡혔다. 


어찌 이런 일이…. 지난 20여 년간 대천(춘천)과 대천호수에서 수많은 수달 목격담을 접수하고 또 본지에 기사로 내보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매일 같이 대천호수를 지나가건만 수달은커녕 수달 배설물조차 볼 수 없었다. 목격담 중에는 수달이 대천산책로를 지나는 반려견를 공격한 적도 있고, 대천호수에서 큰 잉어를 잡아먹은 내용과 더불어 대천호수 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 등이 본지에 소개되었다. 



춘천4교 위 수달 출몰 현수막이 뒤집힌 채 달려있다

그 밖에도 주민들의 수달 목격담은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라서 해운대구청에 대천과 대천호수에 수달 서식을 알리고 보호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몇 번씩이나 건의했다. 그 결과 수달 보호 현수막이 몇 번 내걸렸다. 수달 보호 현수막은 몇 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색이 바래질 때까지 춘천4교에 걸려 있다가, 그마저도 지난해에는 현수막 줄이 끊어져 거꾸로 뒤집힌 채 흉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구청에서 아는지 모르는지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 걸 보면 수달이 서식한다는 사실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수달이 대천호수의 물고기 잡아


최초 수달을 목격한 그 이튿날인 3월 15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침 산책길에서 대천과 대천호수를 탐색했으나 수달은 보이질 않았다. 다시 그다음 날, 여전히 이른 아침 시간대 대천호수를 지나니 주민 두 분이 웅성거린다. 바로 수달의 등장이다. 수달은 이미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입에 넣고 씹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한 마리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이내 한 마리를 더 잡아 손에 끼고 등장한다. 이번에는 동영상까지 찍어본다. 그사이 이내 다시 물속으로 사라지더니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지켜보고 있어도 수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대천호수에는 마땅히 숨을 공간도 없는데 참 신기한 놈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천호수를 뜀박질하는 발걸음은 여전히 요란한 소리를 내고 무심하게 지나는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 심지어 수달! 수달! 외치는데도 말이다. 



이런 무관심에도 수달이 주는 상징성은 대단히 크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귀한 몸인데 이상하리만큼 우리 지역에서는 대접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수달만큼 그린시티에 잘 어울리는 이미지가 또 어디 있을까? 수달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야말로 진짜 그린시티를 품은 해운대다.


/ 예성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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