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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기자수첩] 정월 대보름 달집이 타오르기까지…
  • 편집국
  • 등록 2026-03-19 14: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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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단법인 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원들의
  • 41년 이어진 달집태우기 고난의 스토리



지난 음력 1월 15일(3월 3일) 저녁, 정월대보름을 맞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달맞이온천축제의 하이라이트인 5층 높이의 거대한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해수욕장에 몰려들어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액운을 쫓고 복을 기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 행사는 해운대구청의 예산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정월 대보름의 봉화를 올리기 위해 행사경비의 모금, 달집의 재료인 나무의 벌채 운반, 현장 텐트 설치, 밤샘 경비, 안전대책 등에는 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이하 해발협) 회원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땀이 배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작년 연말부터 강대영 부회장, 홍경식 사무국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해운대구청, 시청, 지역 유지를 찾아다니며 보조금과 경비 모금에 애를 썼지만,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부산시의 보조금 심사에서 탈락, 해운대구의 삭감된 보조금으로는 추진이 어렵다며 달집태우기 행사를 포기하자는 내부 의견이 강했지만, 결국 밀어붙였다. 그나마 김용완 해발협 명예회장, 전성하 해발협 회원, 해운대블루라인파크 등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경비 중 후원금이 30%, 구청 지원 20%, 시민들 소원성취금 25%, 해발협 자부담 25%였다. 



다음 문제는 달집의 주재료인 나무의 수급이었다. 예년과 달리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가지치기 부산물 등 태울 나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현석호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53사단의 협조를 얻어 부대 내의 재선충 피해목, 간벌 방치목, 밀식목의 간벌을 통해 나무를 모았지만, 절대량이 부족했다. 할 수 없이 행사 전날 밤늦게 회원들이 차를 몰고 기장군의 야산에서 대나무와 숲속에 버려진 뭉텅이 나무들, 그린시티 아파트 내 가지치기로 벌채된 나무를 긴급 공수하여 겨우 달집을 완성했다.


위험한 달집을 쌓아 올리는 것도 오랜 경험을 가진 회원들의 몫이다. 행사 직전까지 태풍급의 비바람이 몰아쳐 대부분의 회원들이 나서 조심스럽게 튼튼한 기초를 만들고 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나무를 쌓아 올렸다. 비바람에 설치한 텐트가 날아갈 듯한 위험 속에서도 행사 무대 설치, 전기 시설 등을 마치고 달집 속을 개방하자 액땜과 복을 기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소원문을 작성하고 속옷 등 불에 태우기 위한 재료를 들고 달집 속에 들어가 기둥에 주렁주렁 걸었다. 


이제는 안전사고 예방과 달집의 훼손에 대비한 감시 경비를 위해, 회원들은 조를 편성하여 3일 전부터 24시간 경계 근무에 나섰다. 밤새 강한 비바람에 텐트가 날아갈까, 달집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며 평균 70대의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한숨도 못 자며 달집 주변의 경비에 나선 가운데 행사 당일을 맞았다.


마침 당일 오전에 비는 멎었지만, 강풍주의보는 여전했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전날 행안부와 부산시, 해운대구 안전 담당 공무원들의 철저한 현장 확인이 있었지만 강풍 시에는 대형 화재 위험 때문에 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행사 시작 전부터 바람도 잦아들고 해운대해수욕장 달집 주변에는 예년과 같은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김용완 대회장, 박형준 시장, 김성수 구청장 등 지역 유지들의 인사말에 이어 오후 6시 10분경 불을 놓자 5층 높이의 달집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제야 평균 70세, 20명의 해발협 회원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그동안의 피땀어린 고생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전통 민속이란 이름으로 해발협의 41년 이어진 달집태우기이지만 매년 어렵고 힘든 고난의 행군을 해오는 고령의 회원들이 전통, 의리, 애향심만으로 계속 힘든 고난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 김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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