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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태박사 칼럼] 해운대의 미래에서 빠진 100세 장수 예우
  • 편집국
  • 등록 2026-02-24 11: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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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구는 빠르게 늘어나는 100세 어르신을 개인의 장수가 아닌 지역 공동체가 함께 이룬 성취로 인정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예우하는 상징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도시다. 이는 통계청 수치 이전에 이미 생활 현장에서 확인된다. 경로당과 복지관, 병원 대기실과 아파트 단지의 일상은 초고령사회가 더 이상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현재의 구조임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해운대구는 부산 내에서도 기대수명이 높고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른 지역이다. 의료 인프라와 생활 환경, 복지 접근성이 결합된 결과다. 그러나 이 구조적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해석하고 기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다. 


해운대구에는 100세를 맞은 어르신을 위한 공식적인 장수 예우 정책이 없다. 현금 지원도, 물품 지원도, 이를 뒷받침하는 조례도 마련돼 있지 않다. 같은 부산 안에서도 연제구, 남구, 중구 등 여러 자치구가 이미 장수 축하 물품 지급이나 예우 사업을 제도화한 것과 비교하면, 이는 분명한 정책 공백이다. 부산의 중심지, 고급 주거지, 관광 중심지, 미래형 도시를 지향해 온 해운대구의 위상과도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다.


물론 해운대구의 노인복지 기반이 취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초연금,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무료 예방접종, 디지털 복지관을 통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노인복지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편 서비스로, 삶의 이정표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기록하는 상징 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


100세는 단순한 연령이 아니다. 개인의 건강관리 결과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숫자도 아니다. 의료체계, 돌봄 서비스, 주거 환경, 지역공동체의 안정성이 축적된 결과다. 다시 말해 100세 어르신은 개인의 성취이자 지역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그렇기에 많은 지자체가 100세를 맞은 어르신을 지역의 자산으로 예우하고, 공동체의 역사로 남긴다. 장수 예우 정책은 복지 시혜가 아니라 사회적 인정의 장치다. 더욱이 장수 예우 정책은 과도한 재정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다. 타 지자체 사례를 보더라도 1인당 50만 원 내외의 선택형 물품 지원, 기념패 전달, 공적인 방문 축하 정도면 충분하다. 이는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이 도시가 당신의 시간을 기억한다는 메시지의 문제다. 


해운대는 스마트시티, 첨단 의료, 글로벌 관광도시를 비전으로 한 미래를 늘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는 기술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을 어떻게 존중하고 기록하느냐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된다. 100세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는 도시의 가치관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는 지표다. 이제는 노인을 얼마나 오래 살게 할 것인가 보다, 오래 산 삶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존중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 해운대구에는 그 마지막 문장이 비어 있다. 100세를 개인의 장수로만 남길 것인지, 해운대 공동체가 함께 이룬 성취로 기록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만태 / 살루스해운대통합돌봄센터 원장 ·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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