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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쎈 돼지
  • 편집국
  • 등록 2026-02-24 1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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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예찬 / 박하

  

굶거나 적게 먹어 여위지 말고

먹고 또 먹어 풍만해지는 삶

배고픈 돼지로 살고 싶네

진창 속에 온종일 맨몸으로 뒹굴며

먹다 남은 찌꺼기, 잡동사니 구정물

소태처럼 짜고 시큼해도

“꿀 꿀 꿀”

염불하듯 입 속에서 되뇔 뿐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삼결살, 오겹살로 찌우고 또 찌워서

마침내 이룩한 충만의 절정


“야! 이렇게 실한 놈은 생전 첨일세”

잠시나마 만장처럼 펄럭이는 찬사

황황히 황천길로 갈지라도

화들짝 웃는 얼굴로 고사상에 오른다


골목길 어귀 포장마차마다

어둑한 재래시장 국밥집마다

곱창으로, 순대로, 또 선짓국으로

외롭고 쓸쓸한 곳을 뜨끈하게 데우는 

군불 같은 돼지여,

풍요를 꿈꾸게 하는 전령!

생명의 밥이 되는 성자여!

돼지는 좁쌀 같은 사리 하나, 남기는 법이 없다  


  *박원호(박하) 시집 <찔레꽃편지 2004>중에서



지폐 꽂을데가 없네


글/윤금화


사진/예성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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