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 대한민국 복지정책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바로 통합돌봄법 시행이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돌봄은 단순히 노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된 과제다. 부모님이, 이웃이, 그리고 언젠가 우리 자신이 맞닥뜨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화려한 스카이라인과 관광도시의 이미지 뒤에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홀로 사는 어르신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돌봄은 병원, 요양원, 주간보호, 방문요양, 복지관 등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통합적 돌봄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행히 해운대에는 그 변화를 만들어갈 기회가 있다. 바로 부산시가 추진하는 15분 도시 정책과 내년 시행되는 통합돌봄법을 결합하는 것이다. 두 축이 만나면 돌봄은 훨씬 더 가까워지고, ‘내가 살던 곳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라는 시민의 바람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이 단순하지만 절실한 목표가 곧 해운대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째, 돌봄의 중심을 하나로 모으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구청, 보건소, 민간기관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해운대구 직속의 ‘통합돌봄 지원센터’가 중심이 되어 모든 자원을 연결하는 것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내가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 명확해야 진정한 통합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사람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현장에서 땀 흘리는 돌봄 인력이 바로 해운대 돌봄의 심장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낮은 처우와 과중한 업무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지역 차원에서라도 수당 지원, 휴식 제도,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마련해 이들이 떠나지 않고 지역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술과 이웃의 힘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 집 안에 설치된 센서가 낙상을 감지하고, 원격으로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은 어르신의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주민들이 ‘돌봄 서포터’로 함께 참여한다면, 마을 전체가 안전망이 된다. 해운대가 가진 스마트 도시 기반과 공동체 정신이 결합된다면 돌봄은 더 따뜻하고 든든해질 수 있다.
물론, 돌봄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꾸준한 재정 지원과 시민의 참여다. 단년도 예산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돌봄은 특정 계층의 혜택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2026년 통합돌봄법 시행은 해운대가 단순한 관광도시를 넘어, 누구나 안심하고 나이 들어갈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하는 전환점이다. 해운대는 이제 보여주기식 구호가 아니라 실행으로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시민과 행정이 함께 걸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조만태 / 살루스해운대통합돌봄센터 원장 ·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