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포~청사포 해안가 절벽에 자생하고 있는 해안선인장
지난 본지 제616호 해안선인장 기사가 나간 이후, 모처럼 사무실 유선전화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대하느라 땀 꽤나 흘렸다.
주로 장소를 묻는 전화가 많았는데, 장소를 알려줄 경우 해안선인장 군락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도 됐지만 그래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고 위치를 알려 주었다. 청사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어릴 적에는 미포 달맞이재에서 청사포, 다릿돌전망대를 지나 구덕포 입구까지 온통 해안선인장이 자라고 있었다. 지금은 다 사라지고 해월전망대 부근에 조금 남아 있는 정도”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청사포 인근의 보물을 신문 지면에 소개해 줘 고맙다”는 인사까지 덧붙였다.
한편, “신문 사진에는 꽃이 보이던데 현장에 가서 보니 꽃이 없더라”며 살짝 항의에 가까운 전화를 걸어온 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해안 절벽 끝에 자라는 해안선인장에 관심을 보였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해운대구청이었다. 왜일까?
처음 해안선인장 기사를 내보낼 때만 해도 ‘해운대구청 관계자들의 문의가 많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미리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해운대를 알릴 소재를 찾는 데 혈안이 돼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혹 전화가 걸려 오면 이 더운 날씨에 어떻게 현장까지 안내를 해야 하나. 차라리 최초 발견자인 강우동 바다해설사에게 부탁해야 하나’ 등 혼자만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모두 기우였다. 해운대를 알리고 발전시킬 소재를 밥상에 올려놓았음에도, 일반 주민들 외에 누구 하나 덤비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일반 주민들과 해운대구청 관계자들은 서로 관심사가 많이 다른 걸까? 아니면 손바닥만 한 해안선인장보다 더 큰 관심거리가 그들에게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지난달 착수한 ‘해운대 핵심 문화관광벨트 조성 용역’에는 해양관광벨트(수영교~동백섬~해운대~미포~청사포~구덕포~송정 해안선)를 따라 해안가 일대 야간경관을 조성하는 ‘빛의 라인’ 사업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용역 어디에도 미포-청사포 구간의 해안선인장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왜일까?
앞으로 지역의 발전을 책임지는 해운대구청이 지역에 등장한 천연기념물급 존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상품화할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주길 바란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