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그린시티의 엘리베이터 교체가 거의 끝난 것 같다. 2019년 3월 법적인 승강기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설치 후 15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에 대한 정밀검사가 의무화되었다. 이에 따라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승강기는 교체가 불가피해졌고, 그린시티 내 대다수 아파트들은 입주민들의 엄청난 불편과 고통 속에서도 승강기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이상 소요되는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은 편하고 안전하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승강기 하나를 전면 교체하는 데 드는 수천만 원의 예산은 주민들의 관리비에서 일정 금액을 떼어 적립한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지출된다. 예산 집행의 책임이 있는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와 관리소장은 엄청난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엘리베이터 교체 업무에 임할 수밖에 없다.
입대의는 승강기 교체 업체를 선정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가 완료되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밀검사에서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승강기 운행이 가능하며, 이후 공사대금을 지불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구조적 안전성과 법적 기준 충족 여부만을 판단하므로, 승강기 내부의 소음, 에너지 절감을 위한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방충 기능, 공기청정 여부 등은 입대의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 그린시티 모 아파트 사례
장산역 주변의 모 아파트 사례를 보자. 이 아파트는 2023년 12월 18일 13동 21기의 승강기에 대해 전면적인 교체공사를 하기로 하고 A엘리베이터(유)와 16억 8천 8백만 원에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공사를 마치고 승강기안전공단의 검사를 필한 후 승강기를 운행하면서 대금 일부를 지불했고, 1년이 지난 현재 공사 잔금이 5억 6백만 원 남아 있다.
공사 완료 후 모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내 환기팬의 소음이 평균 60~65db(제조사 기준 45db)로 타 아파트보다 현저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이 아파트는 작년 10월 29일 일반적인 요청사항을 포함해 소음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공사업체에 발송했다. 공문에서 에너지가 최대 60% 절감된다는 승강기 회생제동장치의 공인기관 성능성적서, AICI 프라즈마 음이온 발생 공인기관 성능성적서, 방충작용 작동 공인기관 성능성적서, 공기청정 공기정화 공인기관 성능성적서를 각각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작동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방법을 요청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아파트 측의 요구에 대해 업체에서는 실무자가 현장을 방문해 구두로 입장만 표명했을 뿐, 동문서답식의 ‘무상보수 기간 안내’라는 일반적인 내용의 공문만 보내왔을 뿐이었다. 입대의가 작년 11월 19일 이후 기술적인 세부사항들에 대해서 5차례나 시정 촉구 공문을 보냈지만 한 해가 지난 8월 초 현재까지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
공사업체가 5억이 넘는 잔금을 포기하고 입대의의 시정 요구를 묵살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간다. 공사가 끝나면 당연히 각종 공인기관의 성능성적서를 제출하고 잔금을 찾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 절차이기 때문이다.
입대의에서는 기술적인 세부사항들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 감리업체와 공사업체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 엘리베이터 내 세부사항 점검체계 요구돼
안전을 위해 노후 승강기 교체는 필수적이며, 전문성이 없는 입대의 등 공동주택 관리주체는 공사업체의 공사비 산정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승강기안전공단의 점검 항목인 기계적인 설비 확충 등은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겠지만,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프라즈마 음이온 발생, 방충 및 공기청정 설비 등 추가되는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는 입대의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노후 공동주택의 승강기 교체 수요와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국내 주요 승강기 설치업체들이 관리주체의 전문성 부족이나 문제 제기 미비를 이유로 하자 보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승강기 설치업체는 막대한 교체 비용과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공인기관의 검사항목 외에도 세부 사항에 대한 점검 체계와 시정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