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춘천) 산책로에 등장한 폭포
아침 산책에 앞서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게 필수적인 계절이다. 지난 14일에도 일기예보가 흐림이고 하늘도 반쯤 갠 상태라 우산 없이 대천(춘천)산책로를 따라 대천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대천공원에 들어서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무방비 상태로 맞은 장맛비라 금세 온몸이 젖었고, 더 이상 비를 맞다간 곤란하겠다 싶어 장산생태습지학습장에 있는 정자로 향했다. 정자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비를 피해 모여 있었는데, 모두들 우산 없이 산책길에 나선 모양이었다.
그때 한쪽에서 할아버지 한 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천공원인데 비가 많이 온다.” 그러자 전화기 속에서 할머니 목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렸다. “내가 뭐라더노! 장마철엔 우산 들고 다니라 했제. 내보고 우야라꼬!” 그러곤 전화를 확 끊으신 모양이다. 할아버지는 연신 할머니가 퇴장하신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 여보세요”를 외쳐댔다. 할아버지의 애타는 심정을 하늘이 알았는지 이내 비가 그쳤고, 정자에서 비를 피하던 사람들도 제각기 자리를 떠났다.
장산생태습지학습장 정자에 앉아 비를 피하는 사람들
◇ 축대 위 우수관로에서 쏟아지는 빗물
굵은 빗줄기에 흠뻑 젖은 탓에 서둘러 내려오다 대천(춘천)산책로에서 뜻밖의 폭포를 만났다. 산책로 축대 위 풀숲에 가려진 우수관로에서 빗물이 산책로로 쏟아져 내려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다. 이미 옷은 다 젖었지만 왠지 저 폭포 물줄기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억지로 폭포 지대를 통과하니 다른 주민들도 폭포 앞에서 잠시 주춤하며 난감해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산책로가 처음 조성된 후 우기에 현장을 점검하다가 이 폭포를 발견해 기사로 내보낸 적이 있었고, 당시 구청 관계자와 문제점을 논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여전히 짧은 소나기에 이런 장관이 펼쳐진 걸 보니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이 우수관로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없어도 산책로로 떨어지는 우수는 산책객들의 발목을 잡게 된다. 구청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될 것 같은데, 몰라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서도 방치를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문제 정도는 구청에서 주민 편의를 위해 신속히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