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는 해운대 동백섬 둘레길을 자주 걷는다. 이것은 아내의 이야기이다.
하루는 어떤 할머니가 애완견을 끌고 가는데 개의 목에 숨도 못 쉴 정도로 답답하게 줄이 매여 있고 개가 질질 끌려가고 있었단다.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꼬리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오줌을 찔끔찔끔 싸고 있었다.
“혹시, 강아지 처음 키웁니까?”
“아이고, 내가 외롭다고 하니 친구가 강아지를 주는데 데려온 지 3일 되었어요.”
“저도 강아지를 키워보았는데 제가 강아지 다루는 법에 대해 말을 좀 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을 해보라고 하여 아내가 조언을 하였다. (우리집은 우리와 같이 12년을 가족처럼 살다 몇 년 전에 떠나보낸 애완견이 있어 아내는 길에서 애완견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아이고, 예뻐라, 이름이 뭐지요? 몇 살이지요?”하고 늘 묻는다.)
“강아지를 앞에서 억지로 끌고 가면 안 됩니다. 개를 보면서 나란히 걸으며 천천히 걸어가야 합니다. 일단 목줄이 너무 불편하게 되어 있어 목줄부터 어깨띠로 바꾸어보세요. 그리고 강아지를 사랑해야 강아지도 사람을 좋아합니다.”
“우리 영감탱이가 늘 효자손으로 강아지를 때려요. 영감이 80이 넘었지만 춤추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옷에서 오줌 지린 냄새가 나고 다리에 힘이 없어 자유롭지 못하여 아무도 춤을 춰주지 않아 화가 나 개를 때린답니다.”
할머니가 교양이 있어 아내의 말을 경청하더란다.
“할아버지에게 우선 달목욕을 끊어주어보세요. 매일 목욕을 하고 난 후 춤추는 곳으로 보내세요. 옷을 모두 빨아 노인 냄새, 소변 지린 냄새를 없애야 합니다. 다음은 이발을 깨끗이 하게 하고 춤추러 갈 때 만 원짜리 신권으로 두세 장 쥐여주세요. 집 형편은 좀 어떠세요?”
“월세 받아 형편이 좋아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며칠 후에 그 할머니가 아내를 반갑게 맞이하며 이야기하였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시킨 대로 콜라텍에 들어가 만 원짜리 신권을 조금 보여주며 앉아 있으니 어떤 할머니가 같이 춤추자며 왔단다. 춤을 신나게 추고 빳빳한 만원짜리를 2장 쥐여주며, ‘나는 바빠서 가니 어디 가서 커피라도 하세요’하고 왔는데 다음날 가니 할머니 대여섯 명이 춤을 추자고 하더란다. 그날도 춤을 추고 만 원짜리 신권을 두 사람에게 주고 왔단다. 목욕을 하니 몸도 상쾌하고 노인 체취도 나지 않아 할머니들이 서로 춤추자고 하여 할아버지가 2~3만 원으로 하루 종일 기분 좋게 춤추고 와서는 잠도 잘 자고 더 이상 개를 때리지 않는다고 했다.
한 달 후에 그 할머니를 다시 만났는데 “이보오, 새댁. 새댁 말대로 하니 우리 영감이 요즘 아주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개도 때리지 않고 식사도 잘하고 잠도 잘 자고 해서 크게 좋아졌다오.”
댄스 하는 사람치고 치매 걸린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은퇴하면 취미로 하는 운동 하나는 꼭 있어야 한다. 댄스는 과격하지도 않아 노인에게 알맞고 몸도 놀리지만 스텝을 기억하고 머리도 써야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좋은 운동이다.
체력이 되면 여러 사람이 경기를 하여 승부를 결정하는 구기운동, 즉 탁구나 배드민턴, 골프, 파크골프 등을 하는 것도 좋다. 여러 사람이 하기 때문에 게을러도 지속적으로 운동하러 나가게 된다.
나는 교육청 체육관에서 새벽에 배드민턴을 치는데 2~3일 나가지 않아도 동료들에게서 어디 아프냐는 문자나 전화가 온다. 나이 들면 자식들도 연락이 없고 의지할 것이 못된다. 운동 동호회에서 서로서로 도와가며 건강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50이 넘으면 취미로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운동 하나를 계속해 보자.
새벽에 장산 대천공원에 가면 남녀노소 불구하고 신나는 댄스를 하고 있다.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나도 어깨가 으쓱으쓱 해진다. 해운대구체육회에서 강사가 나와 라인댄스를 지도해 준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곳에서라도 댄스를 해보자. 계속 따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매일 아침에 춤추지 않으면 하루가 찌뿌둥한 시기가 온다.
운동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종목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내가 뭐 오래 살 거라고 이런 것 하냐’며 때려치우는 사람도 있다. 운동 동호회에 들어 운동을 하면 웃으며 운동도 즐기고 운동 후 같이 식사도 하며 또 다른 인생의 재미를 느끼고 건강도 챙기면서 삶의 활력까지 얻게 된다. 수명이 길어진 관계로 60 이후 덤으로 주어진 30년의 인생을 힘차게 즐기면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