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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산국을 찾아서 ⑥ 배산에서 산성 성벽을 보며
  • 편집국
  • 등록 2025-06-17 15: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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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산성지 -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배산(盃山)의 중턱과 정상부에 있는 옛 성터


배산은 해발 고도 250m의 낮은 산이지만, 해운대구와 연제구, 동래구, 금정구 등 부산 시내 일원이 조망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배산은 순우리말로 훈독하면 잔메다. 잔 ‘배(盃)’ 자에 메 ‘산(山)’ 자를 쓰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흔히 ‘산’을 덧붙여 ‘잔메 산’이라고 부른다. 어원적으로 겹말인 셈이다. 

(출처 : 위키백과)


낮은 산이지만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찮다. 무엇보다도 급경사로 이루어진 산 아래 주택가 포장도로를 올라가는 길이 숨이 차다. 일단 산길에 접어들면 산책로와 더불어 체육공원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산이 작아 오르면 산성유적지가 눈앞에 바로 드러날 것 같았으나 쉽게 보이지 않아, 지적(知的)으로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과거엔 산 아래까지 물이었다”며 유적지 위치를 소상히 설명했다. 그러나 초행 산길이라 두 번을 더 묻고서야 산성터와 집수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산성벽을 마주한 채 안내판을 바라보니 성을 쌓은 공법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 옆쪽이 다르다고 했다. 가운데 부근은 돌을 정사각에 가깝게 다듬어 ‘품(品)’자형으로 쌓아 올린 데 비해, 양쪽의 성벽은 돌을 길쭉하게 다듬어 쌓고 중간중간 잔돌을 끼워 넣어 육안으로도 달라 보였다. 기법상 중간 부분이 더 최신공법으로 보이는데 허물어진 부분을 새로 쌓으면서 달라진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다르게 쌓았는지 초보의 눈에는 그저 산속에 돌을 이용해 쌓은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더구나 산행 중간에 접촉한 주민로부터 “성벽에 사용된 돌이 이 산의 돌이 아니라 배로 싣고 온 돌이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원형 집수지


바로 위쪽 집수지는 두 개가 나란히 만들어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큰 규모였다. 이 집수조에 물을 모아 식수로 사용했다고 하니 가뭄 시 한 계단 한 계단 말라가는 집수조를 들여다보는 성(城)안의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배산은 산이 작은 만큼 꼭대기에서는 몇 발짝 움직이지 않아도 부산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부산에서 이처럼 손쉽게 부산 전체의 동정을 살필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하산하다 곳곳에 흩어진 돌들이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것 같아 쳐다보며 발걸음을 옮기다 산 아래로 구를 뻔했다. 누가 배산에 돌을 옮겨와 정상을 중심으로 빙 둘러 성벽을 쌓았을까? 고구려군에게 쫓긴 장산국 군대가 포함된 가야군일까, 아니면 이곳을 차지한 신라군일까? 


/ 예성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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