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 경관을 가린 현수막
대통령선거 유세기간 동안 거리는 온통 홍보 전쟁이었다. 각기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운동원들이 후보자 이름과 기호가 적힌 피켓을 흔드는가 하면 율동까지 더해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거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은 지나친 감이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며, 서로 경쟁적으로 걸다 보니 거리가 많이 너저분해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긴 줄에 매달린 현수막이 바람에 날려 공중에서 춤을 추면서 굉음까지 발생해 그 아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주민들이 겁을 먹고 자리를 피하는 일도 발생했다. 또 마린시티의 경우 동백섬을 가로막고 걸려 있는 현수막은 그야말로 꼴불견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당 현수막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 평상시에도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도시미관을 해칠 정도인데 선거기간 동안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정치는 결국 국민들을 위한 모든 행위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이 정치활동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국민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거리에 현수막을 무분별하게 내걸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인 집단인 정당이 맞다면 먼저 솔선수범하여 정당의 현수막부터 없애는 결단을 국민을 위해 내려줄 수는 없을까?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다느니 무엇을 할 것이라니 등의 현수막을 내걸기 전에 현수막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먼저 배려해야 진정한 정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같이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설마 무슨 당의 누군인지 모르는 유권자들을 위해 현수막을 내걸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매스컴에서 각 후보자들의 유세 장면과 더불어 그날그날 해설까지 내보는가 하면 3번에 걸친 후보토론회도 가진다. 여기다 각 유권자들에게 유인물이 알뜰하게 배달되며 거리에 붙은 벽보도 비닐에 싸인 채 선거기간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후보자를 알리기 위해 전방위적인 홍보전이 거의 공해 수준이다. 이런 현실에서 재활용이 30%도 되지 않는 현수막을 꼭 무분별하게 내걸어야만 하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당끼리 잘 논의하면 정당 현수막을 국민을 위해 달지 않는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당 현수막을 내걸지 않는 정당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