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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패러다임 전환 : ‘2026 통합돌봄법 시행’을 위한 점검
  • 편집국
  • 등록 2025-06-17 15:37:38
  • 수정 2025-06-19 15: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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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대한민국 복지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통합돌봄법’ 시행이 다가오고 있다. 초고령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과 가족구조 변화, 만성질환자의 증가 등 복지 수요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 모델을 제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돌봄 서비스는 보건, 의료, 요양, 주거, 돌봄 등 분야별로 분절되어 제공되어 왔다. 서비스 간 연계는 미흡하고, 기관 간 협업은 구조적으로 어렵게 설계되어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제도를 이해하고 적시에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독거노인, 중증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 복합적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일수록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감내해 왔다. 


통합돌봄법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민관 협력 체계를 운영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접근은 일본이 2005년 지역포괄케어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역포괄케어시스템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일본은 ‘살던 곳에서, 가능한 오래,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철학 아래 주거, 의료, 요양, 예방, 생활지원의 5가지 영역을 통합하고 있다. 특히 케어 매니저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조정 체계, 주민 참여를 통한 지역 커뮤니티 강화, 그리고 24시간 대응 가능한 방문 서비스 제공은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중요한 요소다. 일본은 법 제정 이전부터 수년간에 걸쳐 제도 실험과 인력 양성, 정보 시스템 정비를 선행했으며, 그 기반 위에서 체계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에 비해 우리는 기초공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외벽부터 올리겠다는 격이다. 그 결과는 시행 이후 다시 고치고, 덧대고, 실패를 수습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돌봄법 시행까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로드맵, 지자체별 수준과 진단, 전문인력 확보 방안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지자체 간 역량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 현재 일부 선도지역을 제외하면 행정 인프라, 예산 여력, 민간 협력 체계 등의 준비 수준이 매우 상이하다. 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컨설팅이 필요하며, 중앙정부는 제도적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실행 가능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전문 인력 양성과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다양한 자원을 조정·연계하는 기능에 있으며, 이를 위해 일본의 케어 매니저와 같은 실무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현장 교육과 법적 역할 정립을 통해 인력 양성을 본격화해야 한다.

 

통합돌봄법은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복지 전달체계와 복지 철학의 근본적인 재구성을 요구한다. 지역이 돌봄의 중심이 되는 사회, 개인의 삶의 선호와 존엄이 우선되는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법률이 시행되는 것과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마지막 노력, 바로 지금이 그 시점이다. 복지의 미래는 제도가 아니라 실천에 달려 있다. 법은 정해졌지만, 그 실현은 우리 모두의 준비에 달려 있다. 

 

 조만태 / 살루스해운대통합돌봄센터 원장 ·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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