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올라
- 이안눌
구름 속에 치솟는 듯
아스라이 대는 높고
굽어보는 동녘 바다
티 없이 맑고 맑다
바다와 하늘빛은
가없이 푸르른데
훨훨 나는 갈매기
등 너머 타는 노을
해운대해수욕장 호안도로 중간지점에 세워진 이안눌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안눌(1571~1637)은 조선 후기에 충청도 순찰사, 형조판서, 홍문관 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1608년(선조 41년)에 동래부사로 부임하여 2년간 근무하는 동안 ‘해운대에 올라’라는 시를 남겼다.
해운대해수욕장의 이안눌 시비 - 왼쪽에 보이는 흰 건물이 화장실이다.
◇ 해운대의 정확한 위치는?
그런데 ‘해운대에 올라’라는 시에서 ‘해운대에 올라’는 해운대의 어디를 올랐다는 말인가? 본문을 통해서 볼 때 동백섬 정상으로 추정된다. ‘구름 속에 치솟은 듯, 아스라이 대는 높고’ 등은 동백섬과 동백섬 정상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해운대는 동백섬을 지칭한 것일까?
해운대를 말할 때 해운대(海雲臺)는 어디를 말하는지 아직도 학설이 분분하다. 해운대와 해운포(海雲浦)가 역사 속에 무수히 등장하지만 정작 해운대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안눌이 이야기하는 해운대는 동백섬으로 보이는데 원래 동백섬이 해운대의 시발점이 아닐까?
바닷가 바위에 해운대 석각이 새겨진 곳이자 섬 전체가 큰 대(臺) 같은 역할을 하는 동백섬이 해운대라면 여러 의문이 풀린다. 동백섬을 낀 만이 해운포요, 인근의 해수욕장이 해운대해수욕장이 된다. 그러다 점차 동백섬 주변 전체가 해운대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닐까?
이안눌의 시에서 해운대라는 명칭을 찾아볼 수 있건만 이런 사실은 도외시하고 시비의 위치를 두고 다투고 있다. ‘해운대에 올라’의 시비는 해운대해수욕장 중간지점에, 그것도 호안도로 바로 옆에 세워져 여느 시비보다 두드러져 보인다. 시비를 구성하는 돌도 작품성이 넘치며 이안눌 동래부사의 명판도 따로 제작해 시비 앞에 마련해두고 있다.
◇ 화장실 옆이라 시비 이전 민원 제기
어찌 보면 다른 시비에 비해 해운대해수욕장 중심부라는 혜택를 누리는 듯하건만, 시비가 화장실 옆에 있어 지난해 민원이 발생했다. 화장실 옆이라고 하지만 사실 현장에서 보면 시비 옆 건물이 화장실인지 쉬 알 수 없다.
세월의 먼지가 묻어 잘 보이지 않는 시
◇ 먼지가 묻어 잘 보이지 않는 시
그런데 시비에 먼지가 묻어 글이 잘 보이지 않는 점과 이안눌 안내판 역시 글자를 알아보기 힘든 점이 있다. 시비를 옮기기 전이라도 이 부분에 대한 조치를 취해 이곳을 찾는 누구나 쉽게 시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나아가 시 속에 등장하는 해운대가 동백섬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부각하여 해운대의 본디 정확한 위치를 밝혀주길 바란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