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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계곡 애기소 사라질 판
  • 예성탁 발행인
  • 등록 2024-11-14 17: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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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를 밴 처녀가 죽어 원귀가 서린 곳
전국에 ‘애기소’란 지명을 가진 곳이 많다. 부산에도 장산 애기소와 더불어 화명동 애기소가 있으며 근교 대운산에도 애기소가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설을 지니고 있지만 그 내용은 서로 다르다.

2012년 촬영한 장산 석태암 옆 애기소 사진

장산 애기소는 석태암 옆에 있으며 물도 깊었다. 일명 ‘감태소’라고도 불리는 애기소엔 옛날 부정한 짓을 한 여인이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 후 이곳에서 놀던 처녀들이 실족하여 익사하는 일이 생겨나서 ‘원귀가 서려 있다’고 전해오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이런 전설과 함께 아픈 아버지 대신 군역에 나간 옥녀가 못된 선임을 피하다 투신한 곳이라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신도시라이프 2012년 5월 23일 자 참조)


애기소의 ‘소(沼)’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본지에서 2012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둘레가 둥그런 모양으로 물이 맑고 깊었다. 이런 애기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홍수로 바위를 비롯한 자갈들이 떠내려와 메워져 버렸다. 전설을 간직한 만큼 오랫동안 장산계곡을 지키고 있었던 애기소가 본래 모습을 잃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태다. 가끔 석태암에 들러 애기소를 바라볼 때 밀려드는 안타까움이 크다. 


게다가 애기소와 근처 계곡을 메운 바위와 퇴적물로 인해 석태암 요사채마저 위험한 처지에 놓였다. 석태암 측에 따르면 요사채는 스님이 거주하는 곳으로 지난해 홍수 때는 방 안까지 물이 들어왔고 올해도 거의 같은 수준의 계곡물이 몰아쳤다고 한다. 


떠내려온 돌덩이로 바닥이 메워진 현재 모습


이같이 지난해와 올해 유독 애기소와 주변에 퇴적물이 많이 쌓인 점은 지난해 초 상류지점인 폭포사 주변 계곡정비사업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현재 폭포사 옆 계곡은 계곡의 바윗돌과 자갈들이 많이 떠내려가 계곡 바닥의 암반이 다 드러나 있다. 암반이 드러날 만큼 떠내려간 계곡의 퇴적물들은 아래 석태암 주변 계곡에 잔뜩 쌓여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계곡정비의 여파는 장산계곡을 비롯한 대천호수와 대천까지 퇴적물로 이어졌다. 장산계곡의 명소인 애기소뿐만 아니라 석태암 요사채 옆 계곡 상황은 인명피해까지 불러올 수 있어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선 계곡정비 전문가의 지도 감독하에 애기소 복원과 더불어 석태암 요사채의 위험을 방지할 최소한의 조치는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참에 안내판에 애기소에 얽힌 전설을 적어 애기소 주변에 세우면 어떨까? 장산의 명소도 알리고 보존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예성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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