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곳곳에서 만나는 개똥
산책로나 길을 걷다 보면 별별 장면을 다 만난다.
목줄 없이 주인을 따라가던 개가 길가에 똥을 싸질러 놓고 주인을 다시 따라가는가 하면, 견주가 개똥을 휴지로 감싸더니 풀숲으로 휙 던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 또 목줄에 질질 끌려가는 개가 이상해 쳐다보니, 똥이 마려운 개가 연신 앉아 싸려는데 휴대폰 화면 속에 빠진 주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 개를 끌고 가고 있었다. 견주에게 상황을 일러주자 그제야 걸음을 멈췄다.
한번은 춘천산책로 옆에서 잡초 제거 작업을 하는 아저씨에게 “더운데 고생 많으십니다”며 인사를 건넨 적이 있다. 그러자 제초기를 맨 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아저씨는 “더운 날씨는 아무것도 아니다. 풀숲에 숨어 있는 개똥이 제일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아 이유를 묻자, 기계 칼로 제초 작업을 할 때 풀숲에 숨어 있던 개똥이 사방으로 튀어 냄새가 심할뿐더러 몸에 묻어 감당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 풀숲에 개똥이 그렇게나 많냐고 되묻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다”며 개똥을 풀숲에 버리는 견주들을 나무랐다.
이처럼 길거리나 풀숲 곳곳에 개똥이 있는 것은 개 탓이 아니라 견주 탓이다. 개가 아무 곳에나 똥을 싸는 것도 견주 탓이요, 개똥이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것도 견주 탓이다.
생각 같아선 개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견주를 찾아낸 다음, 자신의 개와 함께 앉혀 놓고 올바른 배변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을 정도다. 거기에 길거리에 버려진 개똥을 100kg 정도 주워 담아 채우는 과정도 필히 넣어주면 좋겠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