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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선택인가 책임인가? 담배소송의 현주소
  • 편집국
  • 등록 2024-10-23 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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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흡연율은 2010년보다 25%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전 세계 담배 시장에서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흡연율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 관련 진료비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으로 오른 수치로, 담배 문제는 이제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부터 10년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제조사이자 원인 제공자인 담배회사가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흡연과 암의 인과관계, 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 불법행위책임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2020년 11월 법원은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유로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흡연과 암의 인과관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 등에 대한 확인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공단은 항소심을 제기하여 지금까지 변론이 진행 중이다. 과연 담배회사가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담배는 폐암, 후두암, 구강암 등 수많은 질환의 원인이라는 점이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 흡연이 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후두암은 80%, 폐암은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흡연 관련 사망자가 연간 5만 8,000명이 넘었으며, 이는 매일 150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의미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담배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달라졌다. 2015년에는 담뱃값이 인상되었고, 2016년부터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가 확대되었다. 2025년 10월부터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유해성분을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법적으로 인정을 받을 차례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흡연소송 관련 승소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1998년 미국에서 46개 주정부들과 미국 4대 담배제조사들 간에 2,06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급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1999년에는 미 연방정부가 7대 담배회사 및 2개 담배 연구소를 상대로 담배회사들의 위법행위가 인정된 사례도 있다. 또한 1998년 캐나다에서는 약 157억 달러의 규모로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고, 이후 항소심에서도 승소 판결을 받고 이후 각 주정부에서 치료비 회수를 위한 추가적인 담배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담배회사가 자신의 제품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국제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외국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담배회사의 책임을 입증하여 비용뿐만 아니라 흡연 폐해를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2년 기준 공단이 지출하는 흡연 관련 진료비만 약 3조 5,000억 원이며, 최근 5년간 평균 4.5%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진료비 외에도 금연지원 사업에 연간 3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며, 2023년에는 장기 흡연자 30만 명에게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해 검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가 흡연으로 인해 엄청난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제공자인 담배회사는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담배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라 할 수 없으며,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는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그로 인한 비용은 국민 전체가 떠안고 있으며, 따라서 담배회사의 피해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담배소송은 단순한 법적 다툼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담배회사의 도덕적 책임을 강화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 건강권을 철저히 보호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담배소송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 만 태 / 부산광역시 장애인체육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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