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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 편집국
  • 등록 2024-03-17 1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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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 문정희


만개한 목련꽃 아래 서 있으면

너무 눈부셔서 비현실 같다.

부도수표인가 하고 자꾸 쳐다본다.


나른한 권태가 전염병처럼 번져 가는 봄날

빈 쌀독은 아랑곳없이

백구두 맞춰 신고

서울로 가는 이모부 같다

항구에 배가 닿기만 하면

호강시켜 준다는 이모부의

탐스러운 거짓말 같다.


겉치장에 너무 치중하다

공부를 놓쳐버린 여자,

집 나간 그녀가 벗어 놓은 버선목이다.

속에다 허공을 가득 채운 채

회색 가지에서 흔들리다가

후두둑, 저 혼자 허물리는

너무 화사해서 슬픈 저 목련꽃은


사진 예성탁 / 글 박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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