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해운대구와 해운대문화회관이 제작한 창작오페라 ‘해운대-장산국 이야기’ 포스터
부산이 서서히 오페라의 도시로 변신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7월 11일과 12일 저녁, 북항 랜드마크 부지 특설무대에서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오페라 ‘카르멘’이 성공적으로 공연되고, 같은 날인 7월 11일 오후 5시에는 해운대문화회관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이 공연되었다.
그리고 지난 8월 5일 오후 2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박형준 전 부산시장은 재임 당시 내년 말 개관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개관작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초청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전체 105억이나 소요되는 라 스칼라의 초청에 반발했고, 전재수 시장도 지방선거에서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달식 부산일보 논설위원과 문화예술 전문지 <더 무브>의 임효정 발행인은 발제에서 라 스칼라의 오델로가 개관작 타이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부산형 제작구조를 확립하여 지역문화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공연된 오페라 ‘카르멘’의 한 장면
실제 부산광역시에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2022년 7월부터 2023년 3월에 걸쳐 창작 오페라 공모를 하여 8개 작품 중 고태암 작곡가의 ‘새야새야’를 2023년 12월에 선정한 바 있다. ‘새야새야’는 동학혁명의 주역인 녹두장군 전봉준의 처형 1주일 전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작품으로 부산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무렵에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개관 창작오페라로 최우정 작곡가와 배삼식 극작가를 위촉한 바도 있다.
그런데 2013년 해운대구가 나서 제작한 오페라 ‘장산국’에 대해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 해운대 장산에 있었다고 전하는 장산국이 외세의 위협과 내부 갈등에 직면하면서 왕과 왕족, 장수, 백성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과 사랑, 충성을 선택하는 과정을 웅장한 합창과 함께 그려낸 작품이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구청 단위에서 제작된 오페라 작품으로서, 지금이라도 고대 부산의 설화와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 오페라 ‘해운대-장산국 이야기’를 보완 발전시킨다면 어떨까?
국제적 주목도를 높이는 상징적 효과보다 지역 오페라를 새롭게 창작하고 육성하는 것이 국제적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지금 BTS로 대표되는 K-컬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K-오페라의 성공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때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