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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단 안내판부터 바꾸자
  • 편집국
  • 등록 2023-11-15 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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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을 세우는 목적이 무엇일까? 대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이 우선일 것인데 안내판이 잘못되었다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그동안 본지에서 장산과 대천산림문화공원에 설치된 안내판의 오류를 지적했으나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장산 너덜겅 옆에 서있는 천제단 안내판을 들여다본다.

장산 너덜겅 옆에 서있는 천제단 안내판


◇ 천제단 안내판의 글


<장산은 하늘의 정기가 아래로 음결된 것이니 이른바 천산(천신)이다. 장산은 천신으로 마음을 품고 해운대를 진호(鎭護)해 주는 진산으로 삼았다.  체육공원을 지나 왼쪽 오솔길로 1km쯤 올라가면 마고당에 다다르고, 여기서 200m쯤 가면 신성바위인 천제단이 있다. </p>

천제단은 지금부터 2천3백년 전, 장산국이 씨족끼리 형성된 마을공동체로서의 일체감과 수렵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자연숭배사상에서 천신과 산신에게 제천의식을 1년에 두 번(1월과 6월)씩 올리던  곳이다.  제사는 하늘의 천신, 지신, 산신께 올리던 것인데,  1월제사는 풍년과 사람의 운명과 직결되는 제신에 대한 감사제였고, 6월 제사는 풍년에 감사하고 묵은 잡귀를 몰아내어 재난을 구조하고 신성한 다음해를 맞이하려는 의도의 제천행사 였다. 신선바위에 3개의 선돌은 천신, 지신, 산신의 상징물이다.> 


◇ 눈이 부시는 안내판


위 안내판의 특징은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튼튼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햇빛의 방향에 따른 눈부심으로 아예 보이지 않을 때도 있어 장산 도처에 있는 이런 안내판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천제단 3개의 선돌


◇ 내용적 오류


내용에 있어서도 천신과 산신에게 제천의식을 올린다고 하는데 산신에게 제천의식이라니 지나가는 개도 웃을 노릇이다. 제천의식이라면 글자 그대로 하늘에 올리는 의식인데 산신이 하늘이란 말인가? 

또 천제단 입석 세 개가 천신, 지신, 산신의 상징이라 적혀 있다. 천·지·인신의 인신 대신 산신이 자리하고 있는데 산신이 인신을 대신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 산신은 인신의 일부로 사람이 죽어 귀신이 맡은 역할이라 그냥 인신으로 표기하는 게 올바르다. 

그리고 6월 제천의식의 목적이 풍년에 감사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6월이면 대다수 곡식과 과일이 열매도 맺지 않을 시기라 미리 풍년에 감사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잘못된 표현


단어 선택에서도 하늘의 정기가 ‘음결’된 것이라는데 음결의 뜻은 ‘남몰래 서로 결탁함’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음결이 아닌 ‘한데 엉기어 뭉친다’는 ‘응결’이 맞는 표현이며 신선바위를 신성바위로 오기한 부분도 있다. 

그밖에 장산국을 언급한 부분도 수정되어야 할 사항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 예성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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