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에 아는 주민이 좌2동 국민은행 앞에 있는 가로수 가지가 심하게 잘렸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급히 구청 담당 과장에게 문의했더니 구청에서 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해운대나무병원(대표 김태환)에 사진을 보내 나무의 상태에 대해 문의했다. 병원 측에서 “아마 간판을 가린다고 심하게 가지치기를 한 모양인데 이렇게 하면 내년에 잎이 나오지 않고 그대로 마르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현장에 가보니 총 4그루의 나뭇가지가 잘려 있었다. 나무 바로 옆 건물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물어보니 자신들이 지난 14일에 느티나무 가지를 잘랐다고 밝혔다. 나무가 10층 건물 8층까지 자라 입주업체들의 간판을 가렸다면서 가지치기 전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인근 건물도 가지치기를 했지만 지금 잘 자라고 있다며 나무 상태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이 가로수들은 건물을 신축할 때 심었다고 하는데, 일단 식재된 가로수는 공공재이므로 나무가 고사할 정도로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키가 잘 크지 않는 작은 나무로 바꾸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25년 전 이 건물을 지을 때 느티나무로 신고했기 때문에 변경이 힘들다고 한다.
가로수 한 그루를 키우려면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르는 것은 단 몇 시간이다. 그런 만큼 구청은 건물주의 책임을 꼭 물어야 할 것이다. 말 없는 나무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이웃이다.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