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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교 위를 다닐 수 있는 자격
  • 편집국
  • 등록 2024-08-21 15: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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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의 편안한 쉼을 위해 구슬땀 흘리는 박성배 씨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장산계곡의 돌을 정리하는 박성배 씨

장산체육공원 앞 다리의 이름은 신선교이다. 이 다리가 놓인 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으나 아직 신선이 되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신선과 동등한 영혼의 무게를 지닌 분들은 몇 분 만났다. 


신선은 영혼의 무게가 한없이 가볍다고 한다. 그래서 그 비유로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해 구름 위에 올려도 가라앉지 않을 만큼 가벼운 영혼을 지녔다. 영혼이 가벼운 사람들은 남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다. 이타행(利他行)을 하면 영혼의 무게가 가벼워져 하늘을 날으니 그 어디에도 구속됨이 없어 진정한 자유를 얻은 존재들이라 한다.


지난 8월 3일 아침에 신선 같은 사람을 만났다. 신선교를 마주해서 왼쪽 계곡에서 발을 담가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웬 어르신이 다가와 자신을 좀 도와달라고 했다. 얼핏 본 듯한 얼굴이라 ‘누구였더라’ 하며 생각해 보니 이곳 계곡을 정리하신 박성배 씨였다. 



계곡 주변에 널찍한 돌들이 평평하게 자리잡지 않아 위치를 바꿔 사람들이 편히 앉을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한아름이나 되는 돌을 들어 위치를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두 사람이 힘을 합치니 평평한 쉼터가 두 곳이나 생겼다. 이윽고 작업이 끝나자 그에게 ‘해운대라이프’라 신분을 밝히니 그제야 알아보고 이내 이름까지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다.

 

박성배 씨가 이곳 계곡을 정리한 노고에 대한 사연은 2023년 3월에 독자분의 제보를 통해 기사로 나간 바 있다. 덕분에 여러 사람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계곡으로 와 쉬었다 가는데 여전히 쓰레기 투기 등 주민의식 부족이 문제로 보인다. 


박성배 씨는 늘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서 무너진 부분을 보수하고 보강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 이날 아침에 만나 공동작업까지 한 셈이다. 작업 중에 느낀 바지만 돌을 옮기는 일이 생각 외로 힘들고 부상의 위험도 따른다. 실제 박성배 씨도 작업 중 허리를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고 한다. 


돌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그는 계곡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1년이 넘게 걸려 주변을 정리한 것도 모자라 홍수로 무너진 부분을 보수하느라 또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신선교를 넘어 다닐 자격을 충분히 갖춘 신선 같다. 


신선이 되려는 사람들이여, 박성배 씨가 잘 정돈해 놓은 계곡을 깨끗하게 자주 이용해 그의 작업이 더욱 빛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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